逍遙自適(소요자적)
心有滿重憂 (심유만중우) 마음엔 무거운 근심 가득하더니,
時急感暮春(시급감모춘) 시간은 빨라 늦은 봄 이로다.
靜花中微妙 (정화중미묘) 고요한 꽃 속 미묘하여라,
忽覺塵網中*(홀각진망중) 정신 차려보니 먼지 그물 속이네.
2024년 3월 18일 월요일 오후. 수업을 끝내고 의자에 기대어 하루를 정리한다. 시절은 빨라 봄도 어느 듯 고비를 넘고 있다. 주말에 찍은 꽃 사진을 하염없이 보다가 문득 스스로를 생각해 보니 온전히 나의 것이어야 하는 정신은 먼지 그물에 빠져 있음이다.
몸은 제법 자유로우나 마음은 더욱 무거워지고 있다. 이 봄 소요자적이 절실하다.
* 도연명의 귀거래사의 한 구절을 차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