雨中三昧
雨中三昧
朝來不到亮 (조래부도량) 아침이 와도 밝지 않더니,
秋雨夜中零 (추우야중령) 가을비 밤새 내렸구나.
枠葉隨意颺 (화엽수의양) 벚꽃 잎 마음 따라 날리니,
無人余同悢 (무인여동량) 내 쓸쓸함 같은 이 없구나.
2017년 9월 12일 비 내리는 날, 몇 자를 써 놓고 완성하지 못하여 비 오기를 내내 기다렸다. 드디어 9월 27일, 오늘 아침 비가 내려 그동안 마음 여기저기에 널브러져 있던 글자를 몇 자 주워 이리저리 맞춰본다. 학교 4층 난간에 맺힌 물방울과 그 넘어 보이는 세상을 보며 나머지를 완성했다. 자연을 이야기함은 인온(氤氲)에 대한 경외와 자연의 모습 자체를 모방함이므로 옛 글이나 옛이야기 내용을 용사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하여 자연은 언제나 지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