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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준식 Mar 12. 2021

형태로써 정신을 묘사하다.

以形描精(이형묘정) 형태로써 정신을 묘사하다.


擧頭忘懷眺無上 (거두망회조무상) 고개 들어 멍하니 하늘을 보니,

春雨垂地各想發 (춘우수지각상발) 봄비는 내려 여러 생각 스치네.

不願心喜尤花信*(불원심희우화신) 원치 않아도 반가운 것이 꽃 소식인데,

山靜太古人情澹 (산정태고인정담) 산은 태고처럼 고요하고 사람들은 담백하여라!


2021년 3월 12일 오후. 비 내리는 학교 현관에서 우두커니 먼 산을 바라본다. 복잡한 일주일이 끝나가고 있다. 요즘 들어 자주 느끼지만 생각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잠깐씩 멍해진다. 미세먼지 없으나 구름이 있어 어둡다. 맑고 밝아지면 좋으련만 나도, 세상도 당분간은 어려워 보인다. 다만 산은 태고처럼 고요하고 마음은 담백하다.  


* 沈周(심주): 중국 명대 중기의 문인화가. 심주의 시를 차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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