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tmos Dec 13. 2023

엄마는 위대하다

아빠도 화이팅…[출산 3일 차]

갑작스럽게 제왕절개 수술이 잡힌 뒤 맞이한 쌍둥이 출산. 이제 3일이 지난 상태다. 제왕절개 수술 이후 산모의 거동이 쉽지 않다. 수술 뒤 8시간은 침대에 누워 있어야 만 한다. 제왕절개 수술 이후의 고통은 지금껏 겪어 보지 못했던 고통이라고 하니 고통조차 가늠하기 힘들 정도이다.


그냥 말로만 듣고, 옆에서 지켜보는 정도로는 알기가 힘든 고통이다. 나도 다른 가족들도 수술은 해봤지만, 제왕절개 후 오는 고통이 다른 고통들보다 더 심할 것 같다. 참을성 많은 아내가 도저히 참기 힘든 정도라고 하니... 마음이 아프다.


수술 전에는 그래도 최대한 밝은 모습으로 인사하려고 노력했다. 수술을 하러 들어가기 전 5분간의 면회 시간이 주어졌다. 급하게 전화를 받고, 교통체증을 뚫고 온 상태라 정신이 없었지만, 최대한 밝은 모습으로 위로를 해주려고 했다. 사실 택시를 타고 오는 내내 마음이 진정되지 않고, 너무 떨리고, 불안한 상태였다. 티를 내지 않기 위해 면회하러 들어가기 전부터 심호흡을 몇 번 했다. 그래도 병원 침대에 누워 있는 아내를 보니 반갑기도 하고, 위로를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어 금방 정신을 차렸다. 아내는 나를 보자 눈물을 흘렸다.


짧은 면회를 하고 난 뒤 아내는 수술실로 옮겨졌고, 나는 대기했다. 대기실에 있는 상태 스크린에 아내의 이름이 뜨고 옆에 '준비 중'에서 '수술 중'으로 바뀌었다. 어떻게 알고 전화를 했는지, 쌍둥이를 포함한 세 남자아이를 키우고 있는 친구에게 마침 전화가 왔다. 출산 날짜가 다 된 것 같아서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해서 전화를 했다고 한다. 새삼 이미 출산경험을 두 번이나 해본 친구가 대단해 보였다. '당황스럽고, 떨리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는 상황이 많은데 이걸 다 해냈다니!.'


수술은 30분 정도 걸린 듯하다. 이후 의사 선생님께서 나와 수술은 잘 됐다고 말해줬다. 그리고 간호사분이 아기 두 명을 데리고 나와서 확인시켜줬다. 신기하고 눈물이 나려고 했다. 좋은 말을 해주고 싶었지만 세상에 나온 걸 환영한다고 말했다. 조금 더 감동적인 말을 할 수 없는 게 속상했다. 조금 더 대기 후 아내가 병실로 옮겨질 예정이니 나도 올라가면 된다는 말을 들었다.


병실로 들어서는 아내와 잠깐 인사를 할 수 있었다. 마취가 거의 깬 상태로 아내는 눈물을 글썽이고 있었다.  먹먹해서 다른 생각은 나지 않고 '수고 많았어'라는 말 밖에 나오지 않았다.


수술 후 이틀 동안은 병실에서 꼼짝 못 하고 누워만 있어야 했다. 처음에는 앉는 것도 힘들었다. 몸을 조금만 움직이기만 해도, 칼로 찌르는 고통이 느껴지는 듯했다. 3일째 되는 날 병실 침대를 앉는 위치로 조금씩 바꾸며 앉기 시작했다.


'지잉...... 지잉.... 으악!!'  


리모컨으로 침대를 조금만 올려도 고통이 바로 왔다. 무통주사도 진통제도 초반에는 잘 듣지 않아서 계속 아프기만 했다. 배가 아프니깐 평소에 같이 하던 재밌는 이야기를 하기도 어려웠다. 우스면 배가 아프니깐 웃음을 유발하는 발언은 최대한 자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씩 낄낄 댈만한 이야기를 하기도 했는데, 아내는 아파하면서도 웃는다고 힘들어했다. '아프니깐 웃기지 마ㅜㅜ'


지금은 옆에서 재밌는 것 열심히 찾아보며 혼자도 웃지만 그때는 웃는 것도 힘들었다. 글을 쓰는 시점인 지금은 수술한 지 13일 차지만 수술한 부위에서 여전히 통증이 느껴진다고 한다.


자연분만한 산모들은 비교적 회복 속도가 빨라서인지 잘 걸어 다니기는 했는데 제왕절개라서 더욱 회복은 느리게만

느껴졌다.


이후 계속…



이전 04화 출산 전화를 받았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