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Dooyory Jan 15. 2023

사랑하는 일

우연

사람들은 해가 지는 쪽을 바라보며 열심히 셔터를 누르고 있었다.

나는 그들을 바라보면서 여기에 있든 모든 사람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고개를 돌려 반대편을 바라보았는데, 조금 전까지는 아무것도 없었던 하늘에

정말 꿈처럼 갑자기 무지개가 떠올랐다.


너무 놀라서 "무지개..! 무지개가 떴어!" 하고 큰 소리로 말했다.


일몰을 감상하던 사람들이 일제히 고개를 돌려 무지개를 보기 시작했다.

여기저기서 "와! 무지개다, 무지개야!"라고 소리쳤다.

옆에 있던 어떤 사람은 "엄마, 무지개야. 예쁘지, 보여주고 싶어서 전화했어. 사랑해."라고 했다.

그 모습이 너무 아름다웠다.


사람들은 서로를 껴안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자신이 마주하고 있는 예쁨을 나눠주고 있었다.

사랑스러운 사람들.


대화를 나누다가 그런 말을 했다.

우리가 자연 앞에서 말을 잃는 이유

그리고 어떤 장면을 마주쳤을 때 수치로 나타낼 수 없다면 그게 예술이지 않을까-라고.

어렵고 힘들어도 기꺼이 해내고 있다면

그건 내가 그 일을 너무도 사랑하고 있기 때문일 거라고.


나도 언젠가 형처럼, 만나는 다른 동생들에게 좋은 말과 조언을 해주고 싶다고.

한강으로 향하는 길에 구름이 잔뜩 낀 하늘을 보면서

오늘 노을은 좀 아쉽겠다고 말했던 스스로를 반성했다.

이토록 멋지고 완벽한 곡선을 만났으니까.


우리의 삶과 인생은 때때로 이런 선물을 받는다.


후두둑 떨어지는 빗줄기를 맞으면서도 기쁘게 웃을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를 하기로 한다.

그리고 우연을 여러 번 겹치고 포개어 인연으로 만드는 일을 사랑해야겠다고, 여러 번 다짐했던 저녁이었다. 


망원한강공원, 2022


작가의 이전글 겁 먹지 말고, 힘껏.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