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달나무 Sep 06. 2018

우리 일단 만나

발달장애인 가족이라면  9월21일(금) 저녁에 만나요

#이런상상

#발달장애인가족이모여살면
#장애가족의공동체아파트는가능한가
#일단만나자니까요


1.
교육공동체 제프의 홍도미 선생님을 만났는데....
그동안 내가 고생한 건 명함도 내밀지 못하겠더라.
그동안 북서울중 근처 지하 공간을 얻어서 오갈 곳 없이 떠도는 가출청소년의 둥지를 운영하셨는데, 2년 전에 도봉산역 광역환승센터 1층에 공간을 양도 받아서 교육공동체 "제프"를 감당하고 계시더라.
중등 국어교사 출신으로 사회복지사 일을 하면서 제프를 운영하느라 버텨야 했던 세월은 짐작할 수 있다.
얼마나 우여곡절이 많았겠는가.
"아이들을 만나려면 담배를 사가야해요. 그게 옳다는 게 아니라 그게 현실이라는 거죠."
사단법인으로 가면 제도권의 원칙을 따라야 하는데, 사실상 어렵다고.....
서울시교육청이 전액지원하는 오딧세이학교는, 지원금에 대해 영수증 처리를 요구하지 않는다는데, 그 얘기를 들었을 때 처음으로 서울시교육청이 이뻐보였다.
좌우간 제프와 홍도미 선생님은 응원을 받아야 한다.


2.
의견이 서로 다르지만,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이 함께 사는 공동체 아파트를 상상한 적이 있다. 그렇다면 어떤 다른 디자인이 나올 것인가? 개별 세대 인테리어는 어떨까, 단지 내 시설은 어떤 점이 반영돼서 디자인해야 하나....
난 학습과 활동을 위해 작은 목장이 들어서길 바란다. 말 두어 마리와 염소, 당나귀, 토끼가 같이 사는..... 넓은 풀밭이 있고, 정갈한 사육장이 있고.... 굳이 이름을 붙여 설명하자면 '동물매개치유'를 위한 특화된 장소가 단지 내에 들어오면 좋겠다. 단지 내 도서관은 필요 없고, 실내암벽장을 꼭 넣었으면 좋겠다. 어떤 암벽장이어야 하는지 전북 완주군에 가서 확인하고 왔다. 거기(놀토피아)보다 더 잘 만들 자신 있다. 수영장도 만들면 좋겠다. 수영장과 암벽장은 지하를 깊이 파서 넣으면 계절이나 날씨에 따른 사용 제한이 없을 것이다.
마을(단지) 내 식당과 카페와 노래방과 기타 자그만 가게를 수십 개를 만들어서 발달장애인과 가족이 운영하면 좋겠다. 단지 내에서만 통용되는 화폐를 만들어 장애인 및 가족이 활동하는 것은 모두 재화와 연결되도록 디자인할 수 있다.


3.
홍도미 선생님은 가출 청소년을 위한 사업을 지자체로부터 지원 받고자 얘기를 나눌 때 가장 곤란한 점은 홍도미 선생님이 '당사자'가 아니라는 지적이란다. 가출 청소년 당사자도 아닐 뿐 아니라 그 가족도 아니라고 배제한다는 것이다.
내가 상상한 발달장애인 입주 공동체 아파트 경우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내가 당사자가 아니라는 지적.


4.
9.21일(금) 저녁 7시에 아래 소개된 위스테이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발달장애인 가족이 만나자는 제안도 그래서 한 것이다. 일단 만나보자.
장애와 관련된 수많은 단체가 있겠지. 기존 단체들과 연을 맺지 않겠다는 건 아니고, 내가 기존 단체를 전혀 모르니까 일단 만나자고 한 것이다. 만나서 내가 배우면 되지 않을까.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은 명동에 있는 서울YWCA 바로 옆에 있다. 2번선 을지로입구역 5번 출구에서 나와서 150미터 쯤 걷다가 유안타증권이 보이면 우회전하면 된다.


5.
결국 나는 발달장애인에 대한 "존재론적 전회"를 떠들고 싶은 게다. 발달장애의 속성은 그들에게 있지 않았고, 처음부터 나에게 있었다는 '인식의 전환'이기도 하지만 그것(인식의 전환)만으로는 부족하다. 존재론적으로 나와 너의 being은 어디에서 출발하는지에 대해 끊임 없이 얘기해야 한다. 대학 신입생의 세미나 형식으로는 불가능하다. 즉 공부 많이 한 누군가가 마이크 잡고 열변을 토한다고 담론이 확산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


6.
아파트 단지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느슨한 공동체라고 생각한다. 한 공간에 다 넣고 함께 살라는 게 아니니까. 
그래서 오히려 아파트가 적절하지 않겠는가. 문만 닫으면 공동체에서 단절된 독립된 공간이 탄생하니까 말이다.


7.
더 이상 "재활" "치료" "치유" "회복" 따위 죽은 말에 매달리면 안된다고 말하고 싶은 게다.


※아래 기사을 읽으면 도움이 됩니다.


http://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852449.html


매거진의 이전글 어쩌다 홋카이도여행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