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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ina Feb 01. 2020

나에게도 생명이...

낯선 임산부란 이름

언젠가 한 명쯤은 낳아야지 하는 마음이었는데


그래도 이렇게 쑥 하고 내게 두줄의 테스트기로


인사를 걸어올 줄은 몰랐다


준비를 한다 하였어도 이런 마음인걸 보면


대다수의 엄마들도 낯섦과 걱정이 반가움보다


먼저 혹은 같이 발맞춰 왔으리라




드라마에서 처럼


초음파로 아기집을 보고


이제는 더 몸조심하란 말을 수십 번 듣게 될 쯤에


비로소 달력을 넘겨보며 계획이란 걸 세워본다



언제까지 일할 수 있을까

또 어떻게 어디서 낳아야 하나 몸조리해야 하나

복잡함이 머릿속을 한가득 채우곤 한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받아들이며

주문했던 육아책이 한 권 도착할 쯤에는

울렁울렁 말로만 듣던 입덧이 시작했다



함께 곁에서 돕는 신랑이 있어도

몸의 변화와 불편함은 오롯이 나의 몫이기에

가끔은 외롭고 또 두렵기까지 하다

큰 걱정은 없이 산다고 생각했는데

잔 걱정이 먼지 구르듯 뭉쳐서인지

새삼 나의 새로운 나날들이 마냥 반갑기만 하진 않다


그리고 또 하나

내가 이 모든 것을 의지하고 나눌사람은

생각보다 없을 수 있겠구나

누구 하나에 절대적으로 의지하기보단

그때그때 조금의 짐을 나눌 사람이 있다는 것

없지 않다는 사실에 감사해야겠다

나 스스로를 사랑하며 다독이는 게 어쩌면

가장 지혜로운 방법인지도 모르겠다

우리 엄마가 그랬던 것처럼


외로움을 달래가면서 자신을 다독이며

살아가야 하는 이 세계에

나의 생명을 초대한 다는 것이

가끔 마음이 무겁다


그래도 건강하게 와주렴

스스로의 길이 생겨나가기 전까지

네가 절대적으로 의지할 수 있는 한 사람이

되어주게 그렇게는 엄마로 노력할게

나도 처음이니 잘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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