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 삼애 농장 이야기, 4월 17일 (일)
이 사진 기억나시나요? 지난 글 마지막에 있던 사진입니다. 힘들게 심어놓은 씨앗과 모종을 까치들이 먹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염원'을 적어 놓았지요. 사실 염원은 아니었고요. 까치가 보여서 찍어두면 좋겠다 싶어서 찍었고 사진에 맞는 적절한 멘트를 적어 놓았을 뿐입니다. 근데 이 불행한 예언이 현실이 되었습니다.
지난주 심어놓은 양배추 모종 30포기 중 15포기가 거의 흔적도 없이 사라졌어요. 이유는 분명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정황상 그리고 경험자들의 증언에 의하면 까치가 훼손했을 가능성이 크다 합니다. 사진 속에서는 잘 안 보이지요. 초록 동그라미 부분을 확대해 보겠습니다.
보이시나요? 똑똑 잘렸죠!! 보는 순간, 그저 막막했습니다..... 다른 사진 보실까요
이렇게 잎사귀 하나 안 남기고 싹둑 잘라먹은 경우도 있습니다.
까치의 습격은 올해가 처음입니다. 여태껏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었어요. 이제 까치가 무서워지네요. 특별한 수단을 간구해야 되나???
일단 다시 사서 심기로 했습니다. 16포기 샀어요. 3천 원입니다. 다행히 파는 곳이 있었고 성장을 많이 해서 그나마 마음의 위안을 받았지요 ㅠㅠㅠ
다시 심었습니다. 4월 17일입니다. 이제 까치의 자제를 요청합니다. 내 밭에는 인제 그만 오세요. 뭐 또 온다고 어찌할 수는 없지만 가능하면 오지 말아 주세요. 길조가 아니라 흉조, 악조입니다.
표시된 부분은 지난 금요일 (4/15) 지인이 강낭콩을 심은 구역입니다. 6월 하순 경에 수확한다고 합니다. 수확의 반은 심은 이가 나머지 반은 땅을 빌어준 사람이 갖기로 했습니다.
땅을 파서 퇴비를 주고 주중에 지인이 호박씨를 심기로 했습니다. 이곳은 개별 경작지가 아닌 일종의 공유지입니다. 호박을 많이 심고 모두 적당히 나누어 먹을 예정입니다.
4월 하순 주말농장의 풍경 몇 장 올립니다. 정면의 건물이 삼애교회입니다.
농장 입구에서 본 풍경입니다. 오른쪽 철탑 있는 곳이 고봉산입니다.
오른쪽 나무가 왕벚꽃 나무입니다. 오월 초순에 화려하게 핍니다. 올해도 그때 쯤 필지 어떨지 모르겠네요. 이 나무 기력이 떨어지는 것 같아서요...
일 다 끝나고 밭에서 뜯은 쑥으로 부침개를 해 먹었습니다. 정말 쑥 향기가 입안에서 진동합니다. 막걸리 생각이 간절합니다...
오늘 같이 밭일 한 윤영전, 김남경 교우분입니다. 윤영전 교우님은 추진력이 무척 강하신 장교 출신이시고 김남경 교우님은 전 미스 강원 출신입니다. 늘 함께 밭일을 같이하는 참 좋으신 분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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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4/23) 까치가 진범이 아니라 산토끼나 노루일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맘때 까치는 밭에 벌레를 잡고 집을 지을 나뭇가지를 모은다고 합니다. 모종은 산야에 새순이 나올 시기인 4월 말이나 5월 초에 이식하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