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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이제 절정의 시간이네요

삼애 나눔 농장 이야기 2019_11/12 (0526/0602)

by 김홍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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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표지모델은 이태원 교우 부부입니다. 둘 다 학교 후배이기도 해서 가깝게 지내고 있습니다. 농장일은 올해 처음입니다. 가끔 투덜거리기도 하지만 대체로 즐겁게 하고 있습니다. 이태원 교우는 교회 청년회 회장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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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장 블로그를 매주 하나씩 올리려고 하는데 그렇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지난주 (5/26) 일이 있어 농장일을 못했고 사진도 못 찍어 블로깅을 못했습니다. 내가 편집이사로 봉사하고 있는 사단법인 미래학회에 제출할 논문을 마무리하기 위해 성공회대에 왔습니다. 위 벤치는 박사논문 쓸 때 힘들거나 막막할 때 가끔 쉬던 곳입니다. 가끔 그때가 생각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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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은 호박이고 오른쪽은 참외입니다. 다들 잘 자라고 있습니다. 이제 내주에는 거름을 줘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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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고추가 열렸습니다. 파도 잘 자라고 있습니다. 근데 다른 밭에 비해서는 성장 속도가 약합니다. 주중에 와서 물도 주고 거름도 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니 당연한 결과입니다. 그래서 이번 주에는 거름 한 번 풍성하게 줘야겠다, 고 결심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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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입니다. 봄에 심은 완두콩 대부분이 발아에 실패했습니다. 씨앗이 불량이었는지 혹은 까치가 먹었는지 모르겠지만 아쉬어서 시장에 가 근대를 사 왔습니다. 완두콩 옆에 빈 터에 심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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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은 권영길 교우 감자밭이고 오른쪽은 내 감자밭입니다. 권교우 감자들은 균일하게 잘 성장하고 있는데 내 밭의 감자들을 들쑥날쑥합니다. 많이 성장한 것도 있고 아직도 손바닥 만한 것들도 있습니다. 심을 때 제대로 심지 못해 그런 것 같습니다. 하는 일이 늘 이 모양입니다. 아직도 제대로 하는 것이 없습니다. 그저 책이나 보고 술이나 마실 줄 알았지 늘 부족하고 건성건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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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악몽을 꾸었습니다. 꿈속에서 마귀같이 생긴 인간들이 삼애 농장을 허물고 이 곳에 아파트를 짓고 있었습니다. 놀라서 뭐라도 해보고 싶었는데 그 마귀들이 너무 무서워서 꼼짝도 못 하고 소리만 지르다가 꿈이 깼습니다. 깨고 나서 다시 생각해보니 마귀가 아니라 우리 주변에 평범한 사람들 모습인 것 같았습니다. 누구에게는 이 땅이 자본 증식을 위한 하나의 도구로 이용되고 누구에게는 이 땅이 생명과 사랑의 터로 수용되고 있습니다. 어느 순간 세상의 모든 가치는 자본 하나로 결정되고 있습니다. 교회를 포함 종교의 대부분도 마찬가지입니다. 저항하기 이전에 이미 저항의 무력함에 대해 공부하게 되고 내면화시키게 됩니다. 그러나 그런 환경 속에서도 여전히 저항은 유효하고 저항은 이어집니다. 저항의 철학은 과학적 휴머니즘과 사회적 연대에 기초한 공동체에서 출발하기 때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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