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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고라니가 다녀 가셨다 하네요.

삼애 나눔 농장 이야기 2020 _ 08 (2020.05.31)

by 김홍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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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타리 수확했어요. 4월 19일 알타리 씨를 뿌렸고 40여 일 만에 수확을 했습니다. 신기하고 감사하지요. 이렇게 자연은 뿌린 대로 되돌려 줍니다. 알타리 김치 만들어 잘 먹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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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농장에 어울리지 않게 포클레인이 등장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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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밭 아래로 수도 파이프가 지나가는데 일부가 부식되어 물이 새고 있었다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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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깝지만 감자밭 일부를 포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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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그만 감자 몇 알이 측은해 보이네요. 2~3 주 지나면 제대로 성장했을 친구들인데 아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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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밭 가운데가 휑하게 비웠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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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타리 밭입니다. 지난주 주중에 고라니가 다녀갔다고 하네요. 1/3 정도가 거의 폐허가 됐습니다. 상추, 쑥갓, 당근 등 먹을 것이 많은데 유독 알타리만 먹고 갔습니다. 얄밉기는 하지만 할 수 없지요. 고라니도 먹어야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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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가운데를 보면 알겠지만 잎사귀를 거의 다 먹어버려 다시 조그마하게 자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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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알타리를 수확했고 김치 만들어 잘 먹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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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둠 상추입니다. 빠르고 싱싱하게 잘 자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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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 첫 열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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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종류의 호박 첫 열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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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울토마토도 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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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도 첫 열매를 맺었습니다.


농장에서 나온 수확물 중에서 집에서 먹는 양은 얼마 안 됩니다. 아이들은 나가 살고 있고 주중에 집에서 식사하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 남을 주게 됩니다. 사실 농작물 자체만 본다면 투자 대비 손해 보는 장사인 셈입니다. 남는 것이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당연히 그 이상으로 좋은 점이 많습니다. 우선 고라니에게 적선했으니 좋은 일이고요. 여러 사람에게 나누 줄 수 있어 좋고요. 적은 양이지만 무공해 야채를 먹을 수 있어 좋고요. 무엇보다 생태계의 경이로움을 매 순간 느끼게 되어 감사하고요. 자식에게 효도 보려고 키우지 않는 것처럼 농작물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나에게는 작은 이 밭이 위로와 기쁨의 원천입니다. 이렇게 유월이 흐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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