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조 같은 놈'이라고 말만 들어도 다행이다.
회의실 한 공간 안에서도 ‘말귀’를 알아듣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은, 전혀 말귀를 못 알아듣는 사람이 있다. ‘척하면 삼척이지’라는 말처럼, “아!”하면 “어!” 정도만 되도 다행인데, 그렇지 못한 사람이 있다. 그래서 “아직 한참 멀었다”라는 말을 듣는다.
마케팅 회의 때 김 부장이 발표한 내용에 대해 자신이 주장하는 내용이 맞다면서 조목조목 반박한 박 부장은 그런 의미에서 ‘회사’라는 분위기를 읽는데 부족했다. A전자 P 팀장 역시 마찬가지다. 그가 한 말에 직원들이 수긍하기는 했지만, 임원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결과는 불을 보듯이 뻔했다. 모두 분위기를 읽는 데 실패한 결과다.
신입사원은 이제 막 입사했으니 분위기 파악이 안 됐다 치더라도, 연차가 몇 년씩 쌓인 직원들이 이제 막 들어온 신입생처럼 분위기 파악을 못하면 한숨을 쉬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신입생인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놓고 자기보다 빠른 사람이 있으면 “조조 같은 놈”이라며 시샘을 한다.
사람들은 조조를 가리켜 ‘교활하다’라고 말한다. 이름 대신에 그런 사람을 ‘조조’라고 부른다. 그런데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패배의식이 강하게 자리 잡고 있다. 직역하면 “너는 나보다 뛰어나다, 그러니 너는 조조다”라는 것이다. 이긴 사람이 상대방을 가리켜 조조라고 부르는 것은 아직까지 한 번도 못 봤다. 조조 편을 들자면 나쁜 의미로 조조라고 불러서는 안 된다. 삼국지에는 유비, 관우, 장비, 제갈량만 있는 게 아니다. 조조가 있었기 때문에 삼국지라는 큰 역사물이 쓰여질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