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체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

by 이대영

'물체가 보이면 나가서 작업해야 하는데 나갈 사람이…….'

제라드는 말을 못 했다.

대원들 모두 담담한 표정이었다.

“문제가 있네. 휴스턴에서 보낸 자료를 보면 물체를 만나는 지점인 엑스포인트에 궤도속도가 남아있을 수 있다고 하네, 위험하다는 말이지.”

무겁게 말을 꺼냈다. 위험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어쩔 수 없었다.

“그래서 이 일은 내가 하도록 하겠네.”

그러자 니콜라이가 손을 들었다.

“대장! 바깥에서 우주선을 수리하고 유영하는 것은 제 담당입니다. 대장이 할 게 아닙니다.”

“아냐, 이건 바깥에서 수리하는 것이 아니라 위험해서 그래.”

“그럼 그럴수록 내가 해야죠. 대장은 끝까지 우리를 데리고 지구로 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니콜라이는 물러서지 않았다.

“대장!” 이번에는 에릭이 나섰다.

“나도 해야겠습니다. 이런 일에 누가 해야 한다고 정해진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예.", "예.”

비치와 삐에르도 맞장구를 쳤다.

“왜들 이러나? 내가 한다고 하잖아?”

그러나 다들 고개를 저었다.

“방법은 타일러 박사님이 가르쳐 주신 대로 하면 되는 것 아닙니까?”

“그렇기는 하지만….”

“절대 그럴 수 없습니다.”

대원들은 양보하지 않았다.

그러자 제라드가 말했다.

“좋아! 그러면 두 사람이 필요하니 한 사람은 내가 하고, 한 사람만 뽑도록 하지?”

“안됩니다. 두 사람 다 뽑아야 합니다.”

“그건 안되네. 나도 양보하지 않는가?”

“그건 양보가 아니라….”

“자! 제비 뽑도록 하지.”

에릭이 종이를 잘라서 표시를 하고는 작은 통에 담아서 돌렸다.

“자! 모두 받았으면 펴도록 하지.”

제일 먼저 삐에르가 종이를 펴면서 말했다.

“난, 아니야.”

삐에르가 실망스러운 표정을 했다.

“나도…….”

에릭도 아니었다.

“야호!”

니콜라이가 손을 번쩍 들면서 환호했다. 손에는 동그라미가 그려진 쪽지가 들려 있었다.

“됐어, 됐다니까. 우라! 우라! 우라!”

니콜라이는 주먹을 쥐고는 큰소리로 외쳤다.

마치 싸움에서 이긴 용사 같았다.

그때였다.

“대장! 레이더에 뭐가 잡힙니다.”

에릭이 말했다.

“아마도 물체인 것 같습니다.”

“거리는?”

“35킬로미터 전방입니다.”

“속도는?”

“거의 정지상태에서 움직이지 않고 있습니다.”

“정지해 있다고? 엑스포인트까지 온다고 했잖아.”

“그건 알 수 없습니다.”

물체는 움직이지 않고 제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다.

“그럼 위험한데…. 일단 휴스턴에 알리고 그쪽으로 가도록 하세. 속도 올리고.”

“예.”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물체가 멈춘 것을 보면 무슨 착오가 생긴 게 분명했다.

물체가 토성 고리에서 빠져나오는 속도와 시간 값 계산을 잘못한 것인가? 아니면?

그럴 리가 없는데…….



“대장! 저기.”

에릭이 한 곳을 가리켰다.

멀리 어둠 속에 반짝이는 무언가가 보였다.

“저건?”

"찾았다!"

찾는 물체가 분명해 보였다. 마치 밤하늘 별처럼 빛이 났다.

대원들은 환성을 질렀다. X라고 이름 붙인 물체가 분명했다.

“비치! 니콜라이! 삐에르! 빨리 확인해 봐 몇 개인지?”

대원들은 물체들을 찾아서 세기 시작했다.

“하나… 둘… 셋.”

“대장! 세 개가 맞습니다.”

“에릭, 레이더 확인하게, 좌표계도 확인하고.”

“넷.”

“거리는?”

“3.1킬로미터.”

“위치는?”

“로슈한계 끝부분에 와 있습니다. 더 들어가면 위험합니다.”

“끝부분에?”

조금 더 가면 기조력에 휩싸이는 것이다.

“조금 더 갈 수 있나?”

“갈 수는 있지만 위험합니다.”

대원들 모두 긴장한 표정으로 제라드를 쳐다보았다.

“우선 휴스턴에 알리게 물체를 찾았다고.”

“넷.”

에릭이 휴스턴을 불렀다.

“휴스턴, 가이아다.”

“휴스턴, 가이아다.”

스피커에서 지지직거리는 소리가 났다.

에릭은 스위치를 켰다 꼈다를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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