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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드림트리 Aug 29. 2021

프로 곱창 먹방러의 진심을 담은 곱창이야기

4년차 곱창 사랑 ing

곱창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된 건 고등학생 때였다.

돈없는 학생들은 돼지곱창이 세상의 전부인 줄 알았고,

다같이 모여 당시 1인분에 6,000원하는 곱창을 맛있게 사먹었다.

쫄깃쫄깃한 식감에 매콤한 양념은 뭐가 그리 맛있던지 우린 2-3개월에 한 번씩은 스트레스를 풀러

곱창집에서 콜라와 사이다를 곁들여 회포를 즐겼다.     


한우소곱창의 세계로 들어온건 나라에 곱창대란이 일어난 직후였다.  

돈이라는게 왜 좋은지는 이 때 다시 한 번 깨달았다.

학생에겐 1인분에 15-9천원에 맴도는 한우곱창은 넘볼수 없는 사치였다.

직장인이었기에 이렇게 먹고 싶을 때 큰맘 먹고 먹을 수 있는 것이다.      


정말 맛있는 맛집은 중심에 있지 않고 주로 구석에 숨겨져있다.

곱이 굉장히 많고, 고소하고, 겉은 그리 질긴 식감도 없다.

사장님이 직접 곱창을 잘라주는데 한우 곱이 줄줄 새어나가는게 아깝다고 느껴진다.

욕심에 못이겨 떨어지는 곱을 주워서 올려둔다.      


곱창같은 별미음식은 정말 맛집을 알게 되면 다른 곱창집에 절대 가지 못한다.

 곱의 양, 고소함 정도, 질감, 식감이 확실히 다르기 때문이다.

사장님은 말씀하신다.

이렇게 곱 많은 곱창은 아는 도축업자 관계자가 있지 않는 이상 함부로 못가져와요.

저희는 아는 분이 있어서 1등급 부위로 뽑아서 가장 먼저 가져오거든요.”    

 

경험적으로 알게된 곱창 맛집의  특징은  이렇다.

1. 숯불화로를  사용한다.

(숯불향이 곱창맛을  담백하게 해준다)

2. 구멍 뚫린 그릴을 사용한다.

(곱창 기름이 아래로 떨어져 눅눅하지 않게된다)

3. 곱창의  곱이  많고 고소하다.

4. 곱을 감싸주는  껍데기(?)가 얇고 질기지않다.

씹을때 촥 감기는 느낌이다.

5. 국내산이다.

6. 곱창만  먹어도  맛있는데 밑반찬(파김치,명이나물,소스 등)도 신선하고 맛있다.


이 곱창집을 알게 된 이상 거리에 즐비한 모든 곱창집에는 발도 딛지 못한다.

이미 모든 곱창집에 한 번씩은 방문해보았으나 식감, 맛 등 모든곳에서 미달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네이버 검색 순위 , 후기를 보고 메인 거리의 곱창집을 간다.

항상 그런 곳에는 코로나와 무관하게 사람들이 많다.

대한민국 국민의 곱창사랑은 여전히 진행형인가보다. 

    

직장인이 되고 달라진 점 중 하나가 있다면,

맛집을 찾게 되면 비싸더라도 돈을 기꺼이 지불할 줄 알게 된 여유다.

! 이럴 때 돈을 쓰는거구나. 이러려고 내가 돈을 버나보다 ”  

3년차 프로곱창러의 먹방 후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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