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무엇으로 살아가는가: 만족, 행복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남기?!
요즘 나의 최대 화두는 재개발 빌라 부동산이다.
‘아파트는 여력이 안되니 재개발이 될 만한 빌라를 사서 꼭 입주해야지!’
목표를 세운 후 이곳저곳 임장을 다니고, 커뮤니티도 가입하고, 부동산에 연락하여 알아보고 있는중이다.
‘성공해야겠어. 경제적으로 자유로워져야지!’
수도권 빌라는 대부분 한 번쯤은 탐방을 해본 것 같다.
놀라운 것은 우리나라에 이렇게 많은 빌라가 있었다는 사실이다.
우리 가족은 한적한 시골동네에 내려가서도 아파트에서 살았기에 빌라, 주택은 경험해본적이 없었다.
저녁이 되면 가로등이 다소 어두운 빌라촌은 무섭기도 했고, 깨끗하지 않고 햇빛이 들지 않는 구역도 많아 실거주하기엔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경매까지 살짝 알아보고 있다.
경매에 나온 한 동짜리 빌라가 저렴하게 나왔다고 하여 탐방을 가봤다.
경매나온 물건의 집은 비워진지 꽤 되었나보다.
지나가던 입주민분을 붙잡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물어봤다.
“여기 살기 어때요?”
“매우 좋아요. 집 앞에 슈퍼도 바로 있어서 필요한거 있으면 슬리퍼신고 나가서 사올 수 있구요. 집 앞에 버스정류장이 바로 있으니 지하철역 가기도 엄청 편하죠. 빌라인데 방도 3개고 넓어서 살기 무척 좋아요. 저는 여기 20년동안 살았어요.”
오래된 그 빌라. 내가 사는 동네는 다 좋다고 했던가.
입주민은 너무 살기 좋다며 입이 마르도록 칭찬한다. 비싼 동네만이 살기 좋을거라고 늘 생각했거늘, 그렇게 사람들은 부자의 기준을 판단해 왔지 않았던가.
아주머니의 말을 듣고는 적지 않게 놀랐다.
누가 뭐라고 한들 내가 사는 집이 살기 편하고 좋다면, 집값으로는 감히 매길 수 없는 가치 아닐까.
입지좋은 비싼집으로 뜀박질 하며 재산을 불려나가야한다는 재테크 이론에 잠깐의 생각할거리를 만들어준다.
오늘 시골에 사는 할머니댁에 다녀왔다.
30년동안 전혀 바뀐게 없는 그 동네.
그럼에도 갈때마다 풍족하게 얻어먹고, 마음의 위안과 평화를 얻는다. 생각해보니 부족한게 없다.
아침에 일어나 수도꼭지를 틀면 산자락 물이 콸콸 쏟아지는데, 세수할 수 있는 비누가 있고, 머리를 감을 수 있는 샴푸와 린스가 있고, 편하게 입을 수 있는 할머니의 몸빼바지가 있으니 말이다.
게다가 먹는건 또 어떤가. 집 앞에서 직접 키운 가지, 호박, 배추, 상추, 냉이 등등.. 바로 조리되어 오늘의 식단에 풍족하게 올라온다.
한평생 농촌에서 살아온 나의 할머니에겐 아무리 비싼 동네라고 한들 도시 생활은 결코 편안하지 못할 것이다. 할머니에겐 명품 옷도 가방도 살아가는데 전혀 필요하지 않은 재화이다. 아무리 비싼 것도 한 치의 값어치 없는 골동품이다.
그저 찾아와주는 자식들과 손주들, 요양보호사들이 한없이 고마울뿐이라며 웃으시는 할머니.
그리고 이런 생각이든다.
나는 무엇을 위해 이렇게 아등바등 힘겹게 살아가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