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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화정 May 09. 2020

책모임 선향, 연대에 동참하다.

<호랑이 바람> 김지연 작가님 북 토크 두 번째 이야기

2020년 5월 7일 책모임 선향

책모임 선향은 2015년 시작된 소박한 독서 모임이다. 가까운 이웃이 함께 모여 책을 읽기 시작했다. 어떻게 하면 아이를 잘 키울까, 수시로 무너지는 마음을 어떻게 잘 돌보며 살 수 있을까, 관계에 휘둘리지 않고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함께 고민하며 책을 읽었다. 엄마와 아내라는 역할에서 고유한 자신의 모습을 찾아나가며 타인의 삶과, 사회 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이기 위해 다양한 책을 읽으려고 노력했다. 타인의 고통에 민감해지기 위해 책을 읽었, 사회의 일원으로서 제대로 자리매김하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 정기적으로 모여 이야기를 나눴다.

온갖 참사와 재난 앞에 망연자실하며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에 시달릴 때마다 그래도 우리가 할 수 있는 걸 찾으려고 애썼다. 타인의 아픔에 관심을 기울이고, 자세히 알아보려고 노력하고, 기억해야 할 이름들과 이야기들을 잊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올해 들어 정기적으로 독서 모임에 관심 있는 분들을 초대하는 모임을 열고 있다.

2020년 5월 선향 모임은 김지연 작가님의 <호랑이 바람>을 읽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기로 했다. 작가님과 편집자님이 초대해 응해주셔서 책이 만들어진 과정과 숨겨진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작가의 입장에서 자신의 작품을 읽고 독서 모임을 하는 현장에서 독자의 목소리를 듣는 것은 특별한 경험이다. 하루 전에 배포한 질문지를 보고 각자 책을 읽은 소감을 나누었다. 고성 산불뿐 아니라 코로나 19 사태 등 사회적 재난을 겪으며 느끼고 생각한 것을 나누고, 우리는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호랑이 바람

<호랑이 바람>은 쉽게 읽을 수 없는 책이다. 직접적인 화재의 경험이 없다 하더라도 마음을 졸이며 한 장 한 장 넘길 수밖에 없다.

5월 1일, 일 년 전 불이 났던 자리에 다시 대형 화재가 일어났다는 소식은 그림책에 나오는 표현처럼 “자꾸자꾸 눈물이 나는'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축구장 면적 120여 개의 면적을 태웠다는 사실도 충격인데, 작년 고성, 속초, 강릉, 동해 등에서 잇따라 발생한 산불은 축구장 크기로 3천966개에 달한다고 한다. 자료를 보면서 아무리 상상력을 동원해도 감이 잡히지 않았다. 그저 공포감과 상실감에 압도당했을 뿐이다

그 거대한 참사와 재난 앞에 선 작가의 시선은 무얼 향하고 있었을까. 작은 불꽃 스케치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고성을 집어삼킨 큰바람, '호랑이 바람'을 판화와, 마블링 기법, 목탄화로 구현한다. 매 작품마다 판화 기법을 달리하며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노력한다김지연 작가님은 6개월 동안 터키 문화원에서 마블링 기법을 배우며 끔찍했던 불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를 고심했다고 한다. 기존의 그림책들은 현실을 회피하며 불편한 이야기들을 꺼려했다면 이제는 타인의 고통을 어떻게 승화시켜 전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고스란히 겨 있는 책이 <호랑이 바람>이다.


#책모임 선향 2020.5.7                               <호랑이 바람>      김지연 글. 그림 / 다림


-함께 나눌 이야기-


1. 작품에 대한 소감 간단히 나눠 주세요.


2. <호랑이 바람>은 '함께' 더불어 사는 일에 대한 가치를 돌아보게 하는 책입니다. 삶에서 함께하기(연대)를 통해 경험했던 놀라운 일이 있다면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3. '4월은 잔인하다고 했다. 그러나 잔인함을 겪고 난 이후의 4월은 희망이다. 죽은 줄 알았던 까만 나무에서 눈부신 초록 잎이 툭! 내일은 얼마나 많은 꽃들이 필까? 바람이 할 일이 많다.' 작가님 소개 글에 나온 것처럼 4월은 여러모로 잔인한 달이었지요. 제주 4.3 사건, 세월호 참사, 4.19 혁명, 작년과 올해의 고성 산불, 코로나 19 사태까지 우리 앞에 불어오는 호랑이 바람은 예측할 수도, 막을 수도 없을 때가 많습니다. 그럼에도 잔인함 뒤에 불어오는 희망의 바람을 이야기하는 이 책은 우리에게는 큰 용기와 희망을 주고 있습니다. 코로나 19 사태라는 사회적 재난 가운데 크고 작은 어려움을 많이 겪으셨을 텐데요, 그럼에도 여러분이 붙들고 있었던 희망은 무엇이었나요? 어려움 가운데 일상을 지탱할 힘이 되어 준 것이 있다면 함께 나눠주세요.


4. 전국의 소방차가 모여 산불을 끄는 장면과 대구 지역을 돕기 위해 전국에서 모였던 구급대원들의 모습을 함께 살펴보고 싶습니다. 대구에서 급격히 발생한 코로나 19 환자 이송을 위해 전국에서 모인 구급대원들과 구급차가 그동안의 일정을 마무리하는 모습은 우리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을 동시에 느끼게 해 주었지요. 어려울 때마다 주저 없이 나선 이들의 모습에서 함께 살아간다는 것의 소중함을 다시 깨닫는 시간이었습니다. 나만이 아닌 모두가 어우러지는 삶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요?


-김지연 작가님께 듣고 싶습니다-

     

1. 작가님은 작품을 준비하면서 많이 공부하시고, 직접 현장에 가서 몸소 체험한 것들을 작품에 녹여내는 분이시지요. 이번 작품 하시면서 가장 보람 있었던 일과 가장 어렵거나 힘드셨던 일은 무엇인가요?

     

2. 재난의 현장에서 직접 피해를 입은 사람들, 산불을 진화하고 생명을 구조하는 사람들, 지켜보는 우리들 사이의 거리는 너무나 다릅니다. 작가 소개 글에 고성까지의 거리를 구체적 수치로 셈하며 한달음에 달려가고 싶은 마음을 절절하게 표현하신 게 인상 깊었습니다.

불타버린 산 앞에 서 있는 사람들과 동물들의 뒷모습에 작가님이 들려주고 싶은 많은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화면을 통해서, 혹은 지면을 통해서 듣는 재난의 소식들에 무감할 때가 많은데요, 힘겨운 일을 겪을 때마다 그냥 바라만 볼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그냥 그렇게 있지는 않겠노라고 두 주먹을 꼭 쥐셨던 작가님께서 저희들도 동참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3. 작가님의 작품에서 우리 문화에 대한 애정이 많이 느껴집니다. 전통적인 소재가 많이 등장하는 작품을 쓰시는 이유가 있나요?


4. 예전에 작가님께서 작품에 다음 작품 힌트를 숨겨놓는다고 하셨던 말씀이 기억나는데요. 혹시 <호랑이 바람>에도 다음 그림책에 대한 비밀을 숨겨놓으셨나요?


5. 작가님의 작품은 “함께”라는 가치와 더불어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게 해 주시는 것 같습니다.

작가님께서 작품 활동을 하시면서 또는 생활하시면서 꼭 지키고 싶은 신념이 있나요?


-이은아 편집 이사님께 듣고 싶습니다-

     

1. 이 책이 처음 기획되고 시작된 순간이 궁금합니다. 한 권의 그림책이 탄생하기까지의 숨겨진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2. 이 책은 연령대와 상관없이 모두가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백년 아이>에 담은 역사 인식과 <호랑이 바람>에 담긴 생명, 상생, 연대의 가치를 독자인 저희들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다림 출판사]에서는 어떤 마음으로 책을 만드시는지, 출판사가 추구하는 가치와 방향성에 대해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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