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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의 학사경고

졸업학점은 1.9점

by 김라마

나는 3번의 학사경고를 받았고 졸업학점 1.9점으로 졸업했다. 정말 형편없는 학교생활을 했다. 그 이야기를 써보려 한다.


나는 경상남도 '남해'라는 시골에서 나고 자랐기 때문에 '서울'에 대한 동경이 있었다. 시골을 벗어나 한국에서 제일 큰 도시인 서울로 가고 싶었다. 그래서 열심히 공부해서 서울 안에 있는 대학교에 진학했다. 그런데 막상 학교에 가보니, 내가 생각했던 캠퍼스 생활과는 많이 달랐다. 다들 미래에 대해 고민하지 않고 취업만을 목표로 학교를 다니는 것 같았고 학교도 그런 학생들을 원했다.


다들 정해진 길을 마냥 걸어가는 듯 보였다.


나는 정해진 그런 삶을 살기 싫었다. 결과적으로 나는 학교가 원하는 학생이 되는 것에 '실패'했다. 3번의 학사경고를 받았고 시력보다 조금 나은정도의 학점으로 졸업했다.(여담이지만 후에 대학원에 진학하게 되었는데, 거기서도 제적당했다..)


그러나 이대로 실패자로 있을 순 없었다. 내 상태를 최대한 들여다보려고 노력했다. 그때 내린 답은,


'내가 하고 싶은 일, 살고 싶은 삶에 대해 충분히 고민하지 못했기 때문에 학교 공부를 열심히 할 수 없다.'


학교 수업 말고 평소에 내가 궁금했던 것들, 관심 있었던 것들에 대한 책을 찾아보고 경험했다. 그러다 보니 어느덧 자기 계발, 재테크, 성공에 관한 책을 100권 이상 읽었던 것 같다. 거기에 삶과 죽음, 인생에 관한 책까지 더하면 500권은 족히 읽은 것 같다.(집에 관련책들만 1,000권 이상 있으니 대략 그런 것 같다.) 그중 크게 와닿았던 책은 [세이노의 가르침]이라는 책이었다. 20대의 길잡이가 되어준 책이었다.


많은 책을 읽으며 느낀 것은,


'아,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살고 싶은 삶을 살려면 일단 돈이 많아야 하는구나!'


그래서 돈을 빨리, 많이 모으고 싶었다. 그 당시 24살이 바로 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길거리 장사였다. 거꾸로 자전거(핸들은 왼쪽으로 돌리면 바퀴가 오른쪽으로 가는 자전거)를 철공소에 가서 만들어서 축제를 돌아다니며 장사를 했다. 3-4시간 장사를 하면 100만원 이상의 수익이 생겼다. 그때 정말 기뻤다. 긴가 민가 했던 장사를 직접 용기 내서 도전해 봤는데 수익으로 입증이 된 것이었다.


23살 때 성수동 일대 철공소 돌아다니며 만들었던 거꾸로 자전거


그렇게 장사의 세계에 빠져들게 되었다. 당연히 학교공부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고 3번의 학사경고와 1.9점이라는 기이한 학점으로 대학교를 졸업하게 되었다.

거의 서울 최초의 시간제 파티룸, 맥주집, 스페인술집, 고기국수집, 퓨전포차등을 대학생 신분으로 운영했다. 그리고 독채펜션을 운영하기도 했고 지금은 전업 주식투자자이자 부동산투자자이다.


내가 선택한 이 길에는 많은 실패와 고난과 역경이 도사리고 있었다.


'그걸 미리 알았다면 다른 길을 선택했을까? 다른 선택을 했다면 지금 더 나은 삶을 살고 있을까?'


내 대답은 '아니오'다. 실패와 고난의 경험이 지금의 나를 만들어줬고 나는 '지금의 나'가 너무 좋다.

부끄럽지만 그동안 어떤 실패를 겪었고 어떤 고민을 하며 어떤 삶을 살았는지 앞으로 적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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