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장: 지상의 봄 (2편)
4장: 지상의 봄 (2편)
그날 밤, 페레타는 숲을 떠나 마을의 외곽에 자리한 작은 농가에 머물렀다. 그녀는 인간들 속에서 직접 희망을 찾고 싶었다. 숲의 고요함과는 달리, 농가는 바쁘고 활기가 넘쳤다.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창문 안에서는 불빛이 깜빡였고, 누군가의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페레타는 살며시 문을 두드렸다. 잠시 후, 나이가 지긋한 여성이 문을 열었다. 그녀는 페레타를 보자 의아한 표정을 지었지만 곧 환한 미소로 맞아주었다. “여행자구나. 이 늦은 밤에 어쩐 일이니?”
“길을 걷다 보니 여기까지 오게 되었어요. 하룻밤만 묵을 수 있을까요?” 페레타는 차분히 물었다. 여인은 주저 없이 그녀를 안으로 들였다.
농가의 안은 따뜻하고 아늑했다. 벽난로 앞에서는 젊은 남자와 여자가 앉아 고장 난 농기구를 고치고 있었다. 여인은 그녀를 그들에게 소개하며 말했다. “이분은 지나가는 여행자래. 방 한 칸을 내주자꾸나.”
남자와 여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환영했다. “이곳까지 오느라 고생 많으셨겠어요,” 여자가 말했다. “저희가 뭐 도와드릴 건 없나요?”
페레타는 그들의 따뜻한 태도에 마음이 놓였다. “아니에요. 그저 잠시 머물 곳을 찾고 있었을 뿐이에요. 그런데 무언가를 고치고 있는 것 같네요. 무슨 문제라도 생겼나요?”
남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농기구가 고장 나서요. 요즘 농사를 짓는 일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어요. 땅이 예전만큼 기름지지 않거든요. 게다가 이상한 날씨 때문에 작물이 제대로 자라지 않아요.”
그의 말에 페레타는 마음이 무거워졌다. 그녀는 마가레타가 했던 말을 떠올렸다. 지상의 균형이 무너지고 있다는 증거였다. 하지만 그녀는 곧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걱정 마세요. 때로는 땅이 스스로 회복할 시간이 필요하답니다. 그리고 봄이 오면 모든 것이 나아질 거예요.”
다음 날 아침, 페레타는 농가 주변을 둘러보았다. 마을 사람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었지만, 그들의 얼굴에는 피곤함과 불안함이 엿보였다. 그녀는 조용히 들판으로 걸어 나가 손끝으로 땅을 만졌다. 차가운 흙 아래에는 여전히 생명이 숨 쉬고 있었다.
“여긴 아직 희망이 있어,” 그녀는 중얼거렸다. 그녀는 살며시 자신의 힘을 흙에 불어넣었다. 흙은 따뜻해졌고, 그곳에 묻힌 씨앗들은 조금씩 움직이며 싹을 틔우기 시작했다.
페레타는 마을 사람들에게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가 원하는 것은 단순한 기적이 아니었다. 그들이 자신들의 손으로 희망을 찾고, 다시 자연과 연결되기를 바랐다. 그녀는 그저 그 시작을 돕는 데 만족했다.
그날 저녁, 농가의 가족은 식탁에 둘러앉아 있었다. 페레타도 그들과 함께했다. 여인은 따뜻한 빵과 수프를 내놓으며 말했다. “네가 와준 덕분인지 오늘은 왠지 희망이 느껴졌어. 아침에 보니 우리 밭에서 싹이 트고 있었거든.”
페레타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그건 당신들이 자연을 믿고 돌봐왔기 때문이에요. 모든 노력은 반드시 보답받는답니다.”
식사가 끝난 뒤, 페레타는 마을을 떠날 준비를 했다. 그녀는 농가의 가족들에게 작별 인사를 하며 말했다. “당신들이 희망을 잃지 않는 한, 봄은 언제나 다시 올 거예요.”
그들은 그녀의 말이 단순한 위로가 아닌, 무언가 더 큰 의미를 담고 있음을 알지 못했다. 그러나 그녀의 말은 그들의 마음에 깊이 새겨졌다.
페레타는 다시 길을 떠나며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떠올렸다. 지상의 봄을 되찾기 위해 그녀는 더 많은 인간들과 연결되어야 했다. 그리고 이든, 카세포라, 봉휘와 함께 인간들에게 진정한 변화를 가져올 방법을 찾아야 했다.
그녀의 마음속에는 한 가지 확신이 자리 잡고 있었다. 자연의 본질은 변화와 회복에 있다는 것. 그리고 인간들이 그것을 잊지 않도록 돕는 것이 그녀의 역할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