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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레타 ]

6장: 잃어버린 자들의 목소리 (3편)

by FortelinaAurea Lee레아

6장: 잃어버린 자들의 목소리 (3편)



페레타는 눈앞의 존재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붉은 눈은 어둠 속에서 은은한 빛을 내며 그녀를 응시하고 있었다. 그것은 인간의 형체를 하고 있었지만, 어딘가 어긋나 있었다. 너무 길고 가느다란 손가락, 비정상적으로 부드러운 움직임, 그리고 무엇보다 생기가 없는 얼굴.


"너는 누구지?"


페레타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손끝에서 빛이 피어오르며 주위를 밝히자, 어둠은 물러나고 존재의 형체가 분명해졌다. 붉은 눈의 목소리, 그것은 얼굴이 흐릿한 형상으로 변하며 중얼거렸다.


"당신은 기억하지 못하는가... 오래전에 약속했던 것을."


"약속?"


페레타는 혼란스러웠다. 하지만 이 목소리는 어딘가 익숙하게 느껴졌다. 그녀의 기억 저편에서 희미하게 남아 있는 어떤 감각.


그때, 바람이 불었다. 어둠 속에서 여러 개의 희미한 속삭임이 들려왔다.


"우리를 기억해... 우릴 잊지 마..."


페레타는 숨을 들이마셨다. 이건 단순한 한 존재가 아니었다. 사라진 아이들의 목소리였다.


"너희가... 사라진 아이들이야?"


붉은 눈의 존재는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는 여기에 갇혀 있어... 빛을 찾을 수 없어."


페레타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숲 속의 그림자가 꿈틀거리는 듯했다. 그녀는 손을 뻗어 붉은 눈의 존재에게 다가가려 했지만, 그 순간 그것은 몸을 뒤틀며 사라졌다.


"기다려!"

그러나 그녀의 목소리는 공허한 숲 속에 흩어질 뿐이었다.


페레타는 마을로 돌아왔다. 그녀의 머릿속에는 끝없이 사라진 아이들의 목소리가 맴돌았다.


마을 광장에서 사냥꾼을 다시 만난 그녀는 서둘러 물었다.


"이곳에서 아이들이 사라진 게 언제부터였지?"


사냥꾼은 어두운 표정으로 대답했다.


"약 반년 전부터야. 처음에는 단순한 실종 사건인 줄 알았는데, 점점 많아졌어. 하지만 이상한 건..."


그는 말을 멈추고 잠시 주위를 살폈다.


"아이들이 사라질 때마다, 숲에서 기이한 빛이 보였다는 거야. 마치 누군가 그들을 부르고 있는 것처럼."


페레타는 입술을 깨물었다.


"이 마을에서 가장 오래된 기록을 볼 수 있을까?"


"기록이라면 성소에 보관되어 있을 거야. 하지만 사제가 두려워서 문을 걸어 잠갔지. 요즘 이상한 일들이 너무 많이 일어나니까."


페레타는 망설이지 않고 성소로 향했다.


성소는 폐허처럼 보였다. 문은 굳게 닫혀 있었지만, 페레타는 가볍게 손을 흔들어 빛을 내자 문이 삐걱이며 열렸다. 내부는 차가운 기운으로 가득했다.


그녀는 서가를 뒤지며 가장 오래된 문서를 찾아냈다. 낡은 양피지에 적힌 글씨는 희미했지만, 그녀는 어렵지 않게 읽어낼 수 있었다.


"어둠의 시대, 붉은 눈의 자들이 찾아왔다. 그들은 아이들의 영혼을 불러내어 어둠 속에 가두고, 봄의 순환을 멈추게 하려 한다. 봄의 여신이 돌아오지 않는다면, 이 땅은 영원한 겨울 속에 갇히게 될 것이다."


페레타의 손이 떨렸다.


"붉은 눈의 자들... 아이들의 영혼을 가두고 있다니."


그녀는 곧바로 성소를 나섰다. 이제 그녀는 확신했다.


어둠은 단순한 저주가 아니었다.


무언가가, 아니 누군가가, 봄을 영원히 끝내려 하고 있었다.


그녀는 이를 막아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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