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을진인의 숨겨진 검술
태을진인의 숨겨진 검술
단청의 손끝이 떨렸다. 천무괴의 무공은 확실히 강력했다. 그의 기운은 단순히 살기를 내뿜는 데 그치지 않고, 마치 한 자루의 보이지 않는 칼날처럼 주변 공기를 베어내고 있었다. 눈앞의 이 자는 이미 인간의 한계를 넘은 존재였다. 그러나 단청은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오랜 세월 동안 수련하며 익혀 온 한 가지 기술이 있었다.
바로 태을검법(太乙劍法).
일반적인 검술이 빠르고 강한 검기를 내뿜는 것이라면, 태을검법은 검의 흐름 자체를 바꾸는 검술이었다. 검을 휘두르되 힘에 의존하지 않고, 흐름을 읽고, 흐름을 조종하여 상대의 공격을 되돌리는 신비한 기술. 태을진인이 이 검법을 익혔다는 이야기는 오래전 무림에 전해졌지만, 그 실체를 본 사람은 없었다.
‘천무괴의 검기가 공간을 휘두를 수 있다면, 나는 그 흐름을 거스르면 된다.’
그 생각과 동시에 단청의 검이 빛을 발했다. 태을검법은 물과 같았다. 상대가 강하게 밀고 나오면 부드럽게 흘려보내고, 상대가 느슨해지면 강하게 치고 나아갔다. 보이지 않는 힘이 그의 손목에서부터 검끝까지 이어져, 흐르는 물처럼 유연하지만 그 안에 숨겨진 강함은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슈우욱!
천무괴의 검기가 날아들었다. 보이지 않는 칼날들이 마치 산사태처럼 단청을 집어삼킬 기세였다. 하지만 단청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그저 한 걸음 비껴 서더니, 검을 가볍게 휘둘렀다.
“태을검법, 유수(流水).”
마치 거센 물살 속에서 거꾸로 흐르는 강처럼, 단청의 검은 보이지 않는 흐름을 타며 천무괴의 공격을 무력화시켰다. 천무괴의 검기가 단청을 스쳐 지나가는 순간, 그 흐름은 역류하여 천무괴 자신을 향해 되돌아갔다.
쾅!
공기가 폭발하듯 갈라지며 두 사람의 검기가 충돌했다. 그 순간 숲 속 나뭇잎들이 거센 바람에 쓸려 나갔고, 발밑의 돌들이 튀어 올랐다. 천무괴의 눈에 처음으로 놀라움이 스쳤다.
“태을검법... 흥미롭군.”
천무괴가 나직이 읊조렸다. 그의 입꼬리가 희미하게 올라갔다. 오랜만에 제대로 된 상대를 만났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그러나 그 미소는 곧 사라졌다. 그의 손끝이 다시 움직였다. 이번에는 단순한 검기가 아니었다.
주변의 모든 기운이 그의 손끝으로 빨려 들어갔다. 바람조차 멈춘 듯한 정적 속에서, 단청은 숨조차 쉴 수 없는 압박감을 느꼈다. 이건 단순한 무공이 아니었다.
그가 사용한 것은 금기된 기술, 혈령공(血靈功).
“태을진인, 네가 얼마나 강하든 결국 인간일 뿐이다.”
천무괴의 목소리가 한층 낮아졌다. 그가 손을 뻗자 공기 중에 붉은 기운이 피어올랐다. 마치 살아있는 피가 허공에 떠오른 듯한 광경이었다. 단청은 그 기술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혈령공은 상대의 피를 감지하고, 그것을 거꾸로 조종하여 내부에서부터 파괴하는 잔혹한 무공이었다.
“내 앞에서는... 피 한 방울조차 버틸 수 없지.”
천무괴의 손끝이 단청을 향하는 순간, 단청의 눈빛이 더욱 깊어졌다. 피가 끓어오르는 듯한 감각이 느껴졌다. 몸속 혈맥이 뒤틀리는 듯한 고통이 밀려왔다. 그럼에도 단청은 이를 악물었다. 그의 손에 들린 검은 여전히 빛나고 있었다.
“그렇다면...”
그는 마지막 남은 검을 가볍게 들어 올렸다.
“나도 한계를 넘어야겠군.”
순간, 그의 검이 미세하게 떨렸다. 그러나 그것은 두려움이 아니라, 또 다른 힘이 깨어나기 직전의 징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