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 천지봉황제 ]

by FortelinaAurea Lee레아

- 천지간의 이치와 비익조, 연리지의 운명


밤하늘엔 끝없는 별들이 반짝였다. 별빛은 천천히 흐르며 마치 무언가를 속삭이듯 미묘하게 떨렸다. 마가레타는 자신의 손끝에서 피어나는 빛줄기를 바라보며 가슴 깊숙이 일렁이는 감정을 꾹꾹 눌렀다.


"이것이... 천지간의 이치인가요?"


리봉왕휘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가 가질 수 없는 것, 그러나 지켜야만 하는 것. 그것이 이치요, 운명이지요."


켄슈이는 바람에 날리는 자신의 망토를 잡으며 고요히 주변을 살폈다. "비익조는 하늘에 갇히고, 연리지는 땅에 묶였으니, 둘은 서로 볼 수 없어도 서로의 존재를 아는 것만으로도 살아갑니다. 우리도 그래야겠지요."


뭥미킹은 한걸음 나서며 천천히 주먹을 쥐었다. 그의 손끝에서 번개가 스치듯 파르르 떨렸다. "하지만 그저 바라보는 것만이 답이라면... 우리가 여기 있을 이유가 없소. 비익조와 연리지의 균형을 다시 맞추기 위해선 희생이 필요합니다."


그 순간, 하늘에서 한 줄기 빛이 쏟아지더니, 비익조의 깃털 하나가 땅에 떨어졌다. 깃털은 금빛으로 빛나며 연리지의 가지 위에 내려앉았다. 나무는 마치 숨을 쉬듯 떨렸고, 가지 끝에서 새싹이 돋아났다.


마가레타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이건... 둘의 인연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신호인가요?"


리봉왕휘가 천천히 연리지 가지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맞습니다. 이 깃털과 이 새싹이 다시 만나게 되면, 천지의 균형은 바로잡히고, 둘은 환생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켄슈이가 나직이 이어받았다. "그 과정에서 우리 중 누군가는 희생해야만 하죠. 천지의 이치를 바로잡으려면... 반드시 누군가의 영혼이 대가를 치러야 합니다."


모든 이들이 침묵했다. 밤하늘은 아름다웠지만, 그 아래 서 있는 자들의 마음은 비통함과 결의로 가득 찼다. 이제 그들은 선택의 기로에 섰다.


---


- 운명을 거스르려는 인물들의 결의


밤하늘에는 번개가 어지럽게 갈라지고, 천둥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 기세에 마가레타는 긴 검을 빼어 들고, 검끝에 푸른 기운을 담았다. 그녀의 뒤에는 리봉왕휘가 서 있었고, 그의 손에는 천년의 세월을 품은 주작의 창이 빛나고 있었다.


"운명은 우리가 거스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리봉왕휘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이 이치는 바꿀 수 있다. 마가레타, 준비됐느냐?"


마가레타는 고개를 끄덕이며, 발밑의 진법 위에 발을 디뎠다.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의 힘이 그들의 기운을 감싸 안았다. 두 사람의 몸 주위로 황금빛 기운이 피어오르자, 진법의 무늬가 빛을 내기 시작했다.


그때, 어둠 속에서 나타난 것은 취휑니와 뽕슈아였다. 그들 또한 각자의 무기를 들고 있었고, 등 뒤로는 바람의 신수를 불러낸 자이랭이 있었다.


"운명은 우리가 쥐고 흔들 수 있어야 한다!" 취휑니가 외치며, 쌍검을 교차시켰다. 그의 검 끝에서 번개가 튀어오르고, 바람이 회오리를 일으키며 사방으로 흩어졌다.


그리고, 천지간의 이치를 되돌리기 위한 마지막 희생의 순간이 다가왔다. 마가레타와 리봉왕휘는 서로의 손을 맞잡으며, 진법의 중심에서 휘몰아치는 기운을 담아 천지봉황제를 소환하려 했다.


"우리의 생명이 끊어진다 해도…" 마가레타가 속삭이듯 말했다. "이 세상을 바로잡아야 해."


푸른 빛과 붉은 빛이 섞이며 천지를 가로지르는 한 줄기 광채가 떠올랐다. 그리고 그 순간, 환생의 문이 열리며 억겁의 인연이 다시 엮이기 시작했다…

keyword
이전 26화[ 천지봉황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