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생의 고리
연리지의 가지가 휘어지고, 비익조의 날개가 마지막 울음을 토해냈다. 하늘과 땅이 뒤엉킨 그 순간, 천둥과 번개가 동시에 갈라지며 환생의 고리가 또 한 번 엮였다.
마가레타는 쓰러진 리봉왕휘를 부둥켜안고 흐느꼈다. 그의 심장 박동이 점점 느려지고 있었다. "당신은… 천지의 이치를 바로잡으려 했어요. 제발… 깨어나요…"
켄슈이는 입술을 깨물며 손에 들린 검을 바닥에 내리꽂았다. "이 희생이 헛되지 않아야 한다." 그의 목소리는 흔들렸지만, 결연한 의지가 담겨 있었다.
그 순간, 환생의 고리에서 천상의 빛이 흘러나왔다. 쭈왕은 그 빛을 바라보며 나직이 읊조렸다. "이건… 균형의 빛이다. 우리가 잃어버린 천지간의 조화…"
비익조의 깃털은 공중에서 천천히 회전하며, 연리지의 가지에 닿았다. 순간, 가지가 부드럽게 흔들리며 새로운 잎이 돋아났다. 이는 재생과 희망의 상징이었다.
마가레타는 눈물을 닦으며 외쳤다. "리봉왕휘, 우리의 인연은 끝나지 않았어요. 환생의 고리는 다시 이어질 거예요. 우리, 다음 생에서도 만나기로 해요."
그녀의 말에, 리봉왕휘의 손끝이 미세하게 움직였다. 희미하게 들리는 심장 박동…
천지봉황제의 시대가 이렇게 다시 시작되고 있었다. 희생과 균형, 그리고 환생의 인연이 엮이며,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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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지의 고리, 다시 잇다
하늘과 땅의 기운이 어지럽게 뒤섞이는 그 순간, 마가레타는 몸을 가누지 못하고 주저앉았다. 손끝에서 전해지는 차디찬 땅의 기운, 머리 위로 휘몰아치는 번개의 진동이 온몸을 꿰뚫었다. 리봉왕휘는 그녀의 곁에 서서 검집을 단단히 쥐고, 머리 위의 어둠을 응시했다.
"이제야 알겠다… 천지의 이치가 어긋난 이유를." 리봉왕휘의 목소리는 담담했지만, 그 속에는 깊은 슬픔이 서려 있었다.
비익조와 연리지가 세 번의 환생을 통해 닿으려 했던 것은 단순한 재회가 아니었다. 그것은 하늘과 땅, 과거와 현재, 생과 사를 관통하는 고리였다. 그들의 사랑은 개인의 감정을 넘어선, 천지를 다시 균형으로 돌리기 위한 운명이었다.
"천둥이 내리치는 이 순간, 이 고리를 다시 잇지 않으면… 우리의 인연도, 이 세계도 무너질 것이다." 마가레타가 손을 뻗어 연리지 가지의 마지막 한 줄기를 감싸 쥐었다. 가지는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꿈틀거리며 그녀의 손바닥 위에서 빛을 발했다.
리봉왕휘는 자신의 심장을 가리키며 말했다. "내 피를 이 가지에 흘리면 천지의 이치는 다시 맞춰질 것이오. 그러나… 나는 사라질 것이오."
마가레타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우리가 이렇게 다시 만났는데… 그런 희생을 하라고?"
리봉왕휘는 조용히 그녀의 손을 감쌌다. "이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우리가 다시 이 세상 어딘가에서… 환생의 고리로 이어질 것을 믿어주시오."
하늘에서는 번개가 내리치고, 대지가 진동했다. 그 순간, 리봉왕휘는 검집을 풀어 자신의 손목을 그었다. 붉은 피가 연리지 가지 위로 떨어지자, 가지는 눈부신 빛을 내뿜으며 천지의 기운을 빨아들였다.
그리고 그 빛 속에서, 비익조의 날갯짓 소리가 들렸다.
마가레타는 가지를 하늘로 치켜들며 외쳤다. "천지의 고리여, 다시 잇거라!"
하늘과 땅이 뒤집히는 듯한 충격이 지나가고, 세상은 다시 고요해졌다. 리봉왕휘의 모습은 연리지의 빛 속으로 서서히 사라졌다.
마가레타는 흐느끼며, 희미하게 남아있는 그의 목소리를 들었다.
"다음 생에서도… 그대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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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생과 운명
다음 날 새벽, 새린왕국의 하늘은 보랏빛 여명을 머금고 있었다. 리봉왕휘는 마가레타의 손을 잡고 성벽 위에 서 있었다. 비익조의 깃털이 다시금 바람에 휘날리며 하늘 높이 날아올랐다.
"이 깃털은... 우리의 인연이 다시 얽히고 있다는 신호일까요?" 마가레타가 조용히 물었다.
리봉왕휘는 깃털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천지간의 이치는 한 번 흐트러지면 다시 맞추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맞추려 한다면, 어떤 운명도 바꿀 수 있습니다."
그 순간, 처녀자리별의 뭥미킹이 이끄는 별의 군대가 성벽 아래에 집결했다. 쌍둥이별의 왕자 켄슈이 또한 그 곁에 서 있었다. 화란과 취휑니, 뽕슈아, 자이랭, 미카소 역시 칼을 들고 왕가의 깃발을 휘날리며 전열을 갖췄다.
“리봉왕휘, 마가레타 공주, 저희는 천지봉황제를 다시 세우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뭥미킹의 목소리가 하늘을 찔렀다.
바로 그때, 하늘에는 검은 구름이 몰려들고 천둥이 울렸다. 환생의 문이 열리는 신호였다. 이 문이 열리는 순간, 천지간의 이치를 거스른 자들은 그 자리에서 사라질 운명이었다.
리봉왕휘는 마가레타의 손을 꼭 잡으며 중얼거렸다. "우리가 맞서야 합니다. 비익조와 연리지가 하나 되어야만 이 문을 닫을 수 있습니다."
마가레타는 눈을 감고 속삭였다. "나는 연리지... 땅에 뿌리내린 사랑입니다. 당신은 비익조... 하늘을 나는 영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