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첫 트라이애슬론 도전기. #2019설악전국트라이애슬론대회
나는 그 무리에 섞여 바닷속으로 몸을 던지기 직전, 손목에 찬 순토(Suunto, 시계 모양의 개인 계측기)의 시작 버튼을 눌렀다. 나의 첫 트라이애슬론 경기는 그렇게 시작됐다.
그런 혼돈 속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방법은 앞으로 헤엄치는 것이다 보니, 호흡은 막힐 대로 막히고, 생존하려는 신체적 본능이 깨어나기 시작하면서, 헤엄은 허우적거림으로 바뀐다.
철인 3종 경기.
정확하게는 트라이애슬론(Triathlon, Tri) 경기 코스 중 표준코스로 불리는 "올림픽" 코스다. 수영 1.5km, 사이클 40km, 마라톤 10km를 휴식 없이 이어서 진행하게 되는데, 대회마다 조금씩의 차이는 있겠지만 3시간 30분의 컷오프(제한시간) 내에 경기를 마쳐야 한다. 코스 설계에 따라 종목별로 다수의 랩(Lap)으로 구성되기도 한다.
트라이애슬론 경기코스는 표준코스 외, 각 종목별 거리가 표준코스의 절반 정도로 짧은 "스프린트" 코스와 2~4배 이상 긴 "장거리" 코스(철인 코스로도 불린다)로 크게 나누어진다. 이 장거리 코스를 완주한 이들을 "철인(Iron man)"으로 칭하는 것이 정확하지만, 트라이애슬론이 1970년대 미국에서 시작해서 올림픽 정식 코스(2000년, 호주)가 되고, 빠르게 대중화되기 시작하면서 어떤 코스이던 완주한 참가자들을 "철인"이라 칭하는 분위기다.
참고로, 장거리 코스도 다양하지만, 장거리 풀 코스는 수영 3.9 Km, 사이클 180km, 마라톤 42.195km인데, 와우~! 진짜 '철인'인 셈이다.
트라이애슬론 대회 참가 준비물 (대회 주최 측 지급 항목 제외)
웻 슈트 (입고 벗을 때 사용할 비닐, 장갑 포함), 오픈워터용 수경, 수경용 안티포그, 경기복(슈트 안에 착용하고, 경기 내내 입는다), 웨어러블 컴퓨터(개인 계측용), 바셀린(글라이드), 선크림, 수건(바꿈터에서 주로 발을 말리는 용도), 배번 벨트, 자전거, 자전거 공구, 물통, 고글, 글로브(사이클링용), 클릿슈즈, 헬멧, 내피 모자, 러닝화, 양말(러닝용, 사이클은 맨발로 클릿슈즈만 신어서 시간 단축), 러닝 모자, 슬리퍼.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에너지 보충제: 파워젤,
아미노산, 근육경련 방지제.
몇 초 몇 분 더 빠르다고 해서 달라질 건 하나도 없지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보기로 했다. 그래야만 경기를 마친 그 순간, 더 당당하고도, 더 시원할 것만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