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지 않는 눈물
3주 만에 집에 온 녀석
밥 한 끼 실하게 못해주고
바람 쐬러 나가지도 못하고
몸이 너무 피곤해서
토요일은 각자 방에서 폭풍수면
엄한 담임쌤을 만나
다른 반보다 일찍 가야 하고
3월엔 신입생 맞이 공연이 많아
집에 10시 넘어 들어가는 날이 많다며
할머니가 안쓰럽다 걱정하셨는데
잠이라도 실컷 자고 가야지
"엄마, 집에 먹을 거 없어?"
"어떤 거?"
"과자나 빵 같은 거~"
밤이 되니 출출한 녀석이 물어온다
"미안, 엄마가 바빠서 암것도 못 사다 놨어ㅜㅜ"
대체 뭘 한 걸까
바빠도 했어야지
기다리기만 그리워하기만 했지
몸이 힘들어 아무것도 준비 못한 것이
갑자기 녀석에게 미안해진다
일요일엔 그냥 보낼 수 없어
천안 오면 꼭 가고 싶다던 중국집에서
찹쌀 탕수육 사 먹였다
녀석의 눈빛을 첨으로 마주한다
보고 싶었는데 곧 다시 이별이다
그냥 보내기 아쉬워서
한 시간도 안 남았는데 카페에 들어가 나란히 앉았다
별다른 얘기 없이 시계만 살피던 모녀
기차 놓칠까 불안한 마음에 조금 일찍 일어선다
KTX 타라는데
굳이 두 시간 걸리는 지하철을 타겠다는 녀석
엄마맘도 몰라주고 참 말도 안 듣는다
캐리어를 끌고 가는 뒷모습에
나는 결국 눈물을 쏟고
집에 돌아와서도 밤늦게까지
계속 알 수 없는 눈물이 멈추질 않는다
밤새 이불을 적시고
미안하다 톡을 남기고는
그나마 남은 기운마저 다 소진해버렸다
다시 3주... 어찌 기다리나...
미안해서... 미안해서...
글ᆞ사진: kosa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