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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ossam Dec 17. 2015

[맘마미아]

성장통 #part 33


2년 전 녀석의 초등학교 졸업 선물로 보러 갔던 뮤지컬 맘마미아!


녀석은 뮤지컬보다 영화를 먼저 보게 되었는데 그 뒤로도 계속 다시 보고 싶다고 해서 파일로 받아 집에서도 보곤 했다


한참 손발 오글거리는 사랑 얘기나 드라마에 관심을 가질 나이가 되기도 했고

아만다의 눈부신 미모에 반해버린 녀석은

너무 예쁘다며 조잘거렸다


나는 원래 ABBA의 노래를 좋아하는데다

녀석과 공감대가 생기는 것이 기뻤고

뮤지컬을 보러 가자고 했더니

녀석은 좋아라 따라나섰다


그런데 들뜬 기분은 결국 공연장에서

녀석과 투닥거리기 시작하면서

엉망이 되었다


오랜만에 녀석과의 데이트라

카메라까지 둘러메고 나섰는데

녀석이 카메라 앞에서 짜증을 내는 바람에

냉전 상태가 되었다


좀 일찍 도착한 터라 이곳저곳

둘러보며 기념사진도 찍으려 했는데

한바탕 신경전을 벌이고는

커피숍에서 음료수를 시켜놓고

녀석과 나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별것 아닌 일에 억지를 쓴 나도

끝내 고집을 부리던 녀석도

이 좋은 날 왜 꼭 이래야 하나 싶고 너무 속이 상했다


하루하루 한해 한해 커가는

녀석의 모습을 간직하고 싶은 엄마 마음을 녀석이 어찌 알까 야속했고

반면 그까짓 거 안 찍으면 또 어떤가 싶어 녀석에게 미안해 지기도 했다


공연 시작 얼마 전

기분이 좀 풀렸는지 미안해서 그랬는지

다행히도 녀석은 괜찮아진 듯 보였다


공연장에 들어서니

우린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공연에 대한 기대로 설레었다

내용이야 다 아는 것이라

나는 배우들의 노래에 집중하게 되었다


한 곡 한 곡 열심히 따라 부르다

나는 결국

'slipping through my fingers'가 나오자마자

눈물을 쏟았다ㅜㅜ


이 노래는 결혼하는 딸의 머리를 만져주며 엄마가 딸의 어린 시절을 회상하는 장면에서 나오는데

나는 들을 때마다 가슴이 아프고

눈물이 난다


녀석도 언젠가 그렇게

내 품을 떠나가겠지 생각하면

벌써부터 서운한 마음이 드니

큰일이다


기쁘게 보낼 수 있도록

천천히 마음의 준비를 해야겠다는

다짐도 생기고


나를 보낼 때 엄마 생각도 많이 나서

너무나 죄송하기도 했다


문득 옆자리의 녀석을 보니

녀석도 숨죽여 울고 있었다

나는 가만히 녀석의 손을 잡아 주었다


우리는 그렇게 울고 웃으며

엄마와 딸로 평생을 살아갈 것이다


지독한 성장통을 겪고 있는 녀석과

힘들지만 작고 작은 추억 하나 둘

소중하게 만들어 가고 싶다



ㅡ이 맘 때만 되면

떠오르는 그 날의 기억으로

다시 행복해지는 오늘





그 날 남긴 SNS의 글

사진 속에 예쁜 미소처럼 엄마는 다예가 매일 행복했음 좋겠구나...

사랑한다 내아가...♡

예쁘게 커줘서 고맙고 엄마가 많이 아프고 힘들게 해서 미안해...

더 노력하며 살자~ 졸업 축하해!



글, 사진: kossam


※2년 전 사진이라 더 애틋하다. 그 새 많이도 컸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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