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백03
첫 순간이 있었다.
너는 따뜻했다.
자석처럼 너와 함께였다.
추운 세상에 네가 있었다.
매일 만나도 헤어질 땐 아팠다.
매일 만나도 또 만나면 행복했다.
함께 하는 시간은 찬란했다.
어두운 밤하늘이 반짝였다.
혼자 있을 때만 울었지만
때때로 너와 함께 있을 때 울기도 했다.
비가 내리고 눈이 쏟아졌다.
우산 없이 걸어도 춥지 않았다.
매년 새로운 너를 만났다.
저번의 너는 체크무늬 셔츠를 좋아했고
지금의 너는 해, 달, 별무늬를 좋아하는 것 같다.
재작년 너는 습기양과 바람을 피웠지.
작년의 너는 함께 마시던 막걸리와 사랑에 빠졌다고 했지.
헤어짐은 아팠지만 필요한 것이었다.
네 코일의 시작에서 끝까지
네 동그란 눈도 좋아했다.
새로운 네가 왔다.
이번 생은 길게 사랑하기를.
오래오래 내 침대를 덥혀 주기를.
나 몰래 바람은 피우지 말기를.
영원히 너랑은 헤어지지 않기를.
-2017년 가을, 전기 매트를 새로 만났다.
첫눈에 이 느낌,
사랑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