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일기떨기 Oct 05. 2022

26. 일기떨기

잠시 멈추겠다고 담당자님꼐 말했다. 아직 이유를 못 찾고 있다.





드디어 해외 여행 비행기 티켓을 품게 됐다. 2019년 12월 여행을 마지막으로 나가지 못해 답답함을 다스리며 살았는데 이번에 독일행 비행기 티켓을 샀다. 어디를 가든 다 좋았는데, 독일이 선택된 이유는 친한 후배가 그곳에 살기 때문이다. 한 번 놀라오라는 말을 잘 간직해 두었다가 놀러 가도 되느냐고 물었다. 친구는 흔쾌히 허락해 주었다. 소설의 소재와 자극을 낯선 감각에서 느끼는 나로서는 여행을 통해 살갗으로 느끼는 그 낯섦이 너무나도 좋다. 안에 있는 걸 박박 긁어다 쓰는 기분이었는데, 다시 한 가득 채우고 와야겠다.     

4월부터 진행하던 팀프로젝트 스토리를 이번데 다 갈아 엎었다. 그 전에도 이상한 건 아니었는데 어쩐지 묘하게 안 맞는 옷을 입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기승전결과 제작사의 승인도 다 떨어진 스토리였는데 엎었다. 엎자고, 우리 이거 다시 하자고, 우리 색깔로 다시 만들자고 팀원들에게 사죄하며 말했다. 팀원들은 내 이야기를 요목조목 잘 들어주었고 의견을 따라주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갈래를 잡고 거의 다른 이야기라고 할 만한 스토리를 내밀었다. 회의 전까지 악몽을 엄청 꿨다. 재능과 자격을 의심 받으며 계약이 파기되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아주 다행히 새로운 이야기가 통과됐다. 처음 보는 형태고 우리나라에서 잘 사용하지 않는 이야기 폼이라 그쪽에서도 당황스럽지만 어쩐지 모험심이 든다고. 좋은 도전 같다고 했다. 정말 다행있다. 너무 다행이어서 그날은 꿀잠을 잤다.     

교보문고에서 연재하고 있던 소설을 잠시 중단했다. 다른 것보다 이상하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아까와 같은 이유일까? 분명 하던대로 잘 쓰고 있는데 이상하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게 점점 커져 결국 연재를 잠시 멈추겠다고 담당자님께 말했다. 아직 이유를 못 찾고 있다. 잘 파고들어 문제점을 반드시 발견해야 겠다.     

8, 9월에는 오프라인 행사가 정말 많았다. 다른 지역을 당일로 다녀오는 고된 일정이었다. 하루 머물면 좋았겠지만 다음 날 회의가 있어 그럴 수 없었다. 몇 번 그렇게 반복하니 문득 좀 지루해졌다. 여행이 필요해졌다. 정말로.




대화 주제 


 요즘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들 잔뜩 해주세요.

■ 최근 일기떨기 오프라인 행사에 대한 소감도.


더 자세한 이야기는: https://podbbang.page.link/N3KgWN9A42RCnsLw6


일기떨기 02. 선란

『무너진 다리』 『어떤 물질의 사랑』『천 개의 파랑』『밤에 찾아오는 구원자』『나인』『노랜드』를 썼습니다.

  환경파괴, 동물멸종, 바이러스를 중심으로 SF소설을 씁니다.

  일기떨기 인스타: https://www.instagram.com/illki_ddeolki/

매거진의 이전글 25. 일기떨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