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장'에 관하여

연상연하 짝꿍의 열여섯 번째 편지

by 브라이스와 줄리

브라이스에게


안녕! 오늘은 조금 반성한 날이야.

바쁘다는 핑계로 브런치도 미루고

게으르게 살았기 때문이지.. (또르르..)

나는 글 쓰는 걸 좋아하고,

가끔은 쓰고 싶은 글들이 머릿 속을

가득 채울 때도 있는데

왜 이렇게 '실천'이 잘 되지 않는 걸까.

이런 나를 보면서

습관이라는 게 참 중요하구나,

그리고 난 참 안되겠구나하는

자학에 가까운 원망을 하곤 하지.

하지만 이 원망을 떨쳐내는

방법은 한 가지,

오늘부터라도 꾸준히 하면 된다는 것.

그렇겠지?

요 며칠동안 브런치 편지를

기다렸을 널 생각하니

미안하고 마음이 아릿해지는구나.

앞으로는 날 위해, 우릴 위해,

그리고 이 시간들의 발자취를

남기기 위해 자주 글을 쓰도록 할게.


오늘은 서두가 참 길었네-

이제부터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얘길 해볼 게.

오늘은 '답장'에 관해 얘기해보려고 해.


브라이스는 최근에

답장을 받아본 적 있어?

카톡이나 SNS 답장말고,

편지라든가 메일이라든가 말야.


나는 원래 손편지 쓰는 걸 참 좋아해.

그래서 여행을 가면

엽서를 써서 보내는 습관이 있어.

부모님껜 거의 빼먹지 않고 보냈고,

가까운 친구들 주소는 아예 핸드폰에

저장해두고 보내곤 하지.

그냥 한국에 있을 때도

가끔 느낌이 꽂히면 한 통씩 써서

부칠 때도 있어.

요즘엔 거의 브라이스에게 쓰지만:)


생각보다 손편지를 쓰는 사람들이

많진 않은 것 같아.

그래서 나도 답장을 바라고

쓰진 않지만

늦게나마 마음을 담은 편지를

받을 때면 그게 그렇게

좋을 수가 없더라구.


어젠 손편지는 아니지만,

내가 좋아하는 피디 님께

메일을 한 통 보냈어.

예전에 강의를 들은 적이 있었는데,

뭐랄까, '한 사람으로서'

정말 깊은 영감을 받고,

더 알고 싶다는 느낌이 드는

분이었거든.

수업이 끝나고

메일 주소를 알려주시면서

언제든 연락을 하라고 하셨는데,

이것도 차일피일 미루다(이놈이 성격!)

어제 용기내어 보냈는데

글쎄 아침에 보니 바로 답장이

와 있더라구.

눈을 뜨자마자 읽었는데

정말 정성스럽게 써주신 답변,

그리고 나의 마음에

되레 더 감사하다고

써주신 글들을 보며

'아 정말 참 좋은신 분이구나..'

하는 걸 다시 한 번 느꼈어.

메일을 써보길 참 잘한 것 같아.

그리고 나도 이런 사람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

그 분 말씀대로 좋은 피디라는 건

결국 자기 삶을 잘 연출하고

좋은 사람이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최근에 브라이스에게도 편지를 썼지.

너로부터 답장도 받았고 :)

무언가 바라고 편지를

쓰는 건 아니지만

카톡이나 가벼운 SNS가 아닌,

긴 장문의 글들로 마음을 전하고

서로의 생각을 주고 받는 건

정말로 감동적이고 멋진 일인 것 같아.

내가 계속 손편지를

쓰는 이유기도 하고.


어쩌면 짧은 글로 마음을 표현하고,

콘텐츠도 모두 짧고 빠르게만

소비되는 시대에

이렇게 브런치가 등장하고,

역설적으로 글쓰기 열풍이 부는 건

나 같이 생각하는 사람이 여전히

많이 존재하기 때문이 아닐까.


결국 나의 글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는 구나.

글을 써야겠다는 것,

앞으로도 부지런히

나의 생각, 나의 마음을

표현하고 전달하는 습관을 가져야겠어.

그리고 상대의 답장을,

어떤 누군가의 답변을 기다리며

설렘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지!


'답장'.

이젠 숫자 1만으로

상대의 확인 여부를 알 수 있고,

'ㅇㅇ'로

상대의 의사를 알 수 있게 됐지만,

그래도 여전히 내 말에 대한

상대의 응답을 기다리며

두근대는 마음으로

'답장'을 받을 수 있게 되면 좋겠다.


그럼 브라이스의

'답장' 기다릴게 :)


줄리 안녕?

생각보다 늦은 시간에 보내는 답장이야:)

오래된 친구들과 오랜만에 만난 덕에

시시콜콜 떠들고, 웃기도 하고

삶에 대해 진지하게 나누다가

이제서야 답장을 보내!

특별히 줄리가 정한 주제가

'답장'이라 더욱 잠들기 전에

답장을 하고 싶었어.


답장은 내게 가끔은 선물보다 귀한 것이야.

먼저 선물을 주는 마음과 손길이

정말 고맙고 좋은 것이지만,

이것에 대해 답장을 잘 하는 것이

참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해!

먼저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는 건

생각보다 잘 해낼 수 있는데,

그 마음을 받아들고 기억한 후에

좋은 답장을 건넨다는게

얼마나 귀한 일인지.


그래서 나는 종종 반성해.

내가 받은 많은 사랑과 마음들에

제대로 답장하지 못했던 것 아닌가하는.

나는 답장을 잘하는 사람들이야 말로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라고 생각해.

줄리의 진심어린 편지에

지체않고 기쁨과 고마움을 표현해

답장을 보내주신 피디님이 그랬고,

서투른 내 표현에 항상 더 큰 따스함으로

답을 보내는 줄리가 그렇고.

나 역시 그 마음들에 보답할 줄 아는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어.


좋은 마음에 제대로 답장할 줄 아는

사람들이 되는 것,

이것이 바로 우리가 서로

온전한 사랑을 하는 길이 아닐까?

앞으로도 우리가

브런치, 대화, 함께 하는 시간,

그리고 손편지들을 통해

온전한 사랑을 이루어가길 바라:)

고마워 오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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