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3일 계엄 이후에 쓴 글들을 돌아보니, 역시나 잘 알지도 못하는 일에 대해 얘기를 하다보니, 내용이 엉망진창이다. 계엄이 일어났던 날에 자고 일어나보니 나를 무슨 계엄사령부처럼 대하는 문자가 하나 와 있던데, 나같은 소시민은 아무런 정보가 없어서 그냥 보이는대로 판단할 뿐이다. 예전에는 반정도 좌파로 취급하더니 요즘은 보수꼴통으로 취급을 하는데, 어이가 없다. 그런데 아무런 정보가 없어도 이미 대통령이 대놓고 내지른 상황이고, 반대편 야당에서는 자기들도 정권을 잡아보겠다고 노골적으로 여러 정보를 얘기하고 있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판단할 수 있다. 그런데 직접적으로 나서서 변화를 위한 행동을 하는 경우는 없고, 마치 짜여진 대본이 있는 것처럼 집단끼리 뭉쳐서 서로 이겨보겠다고 판에 박힌듯한 행동을 하고 있다. 그런 행동이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우리나라 사회의 권력 구조가 사회 발전에 아무런 기여도 없는 곳에 정치경제적 이권이 주어져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는 일이 없으면 결과가 있을 수가 없다.
지금의 야당은 대통령 탄핵에 이어 권한대행도 탄핵할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다. 중립을 지켜야 하는 국회의장도 유례가 없이 직접적으로 권한대행을 비판하고 있다. 현재 공공기관의 여러 자리가 공석으로 되어 있는데, 지난 정부 마지막에 임명된 인사들이 있다고 기사가 나오기도 한다. 여당은 인사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해야 한다고 얘기를 하기도 한다. 공공기관의 의사결정이 정치적 의견에 따라 달라질 일이 얼마나 많은지는 모르겠는데, 결국은 공식적인 성과와 결과에 따라 평가하면 된다.
요즘은 신문기사에 보도가 안 나오는 내용이 없는데, 모든 일들을 정치 싸움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일들은 권력 구조를 보면 누구라도 상수처럼 쉽게 예상할 수 있는 일이고, 어떤 방향으로 가야하는지에 대해 제시할 수 있어야 내용이 구성된다. 정당에서 정치를 무슨 사업처럼 얘기하고 있지만, 저런 행동이 사회 변화나 발전에 기여하는 바는 아무것도 없다. 앞장서서 변화를 이끌어가는 것도 아니고, 이론적으로 특정한 논리를 내세우는 것도 아니다. 언론에서 만들어주는 대로 이미지 정치나 하고 있는데, 어처구니가 없다.
현행 법률에서 대통령이 탄핵이 되기 어렵다는 것은 생중계로 알려진 사실들만 보면 누구나 쉽게 판단할 수 있는 일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야당은 계엄에 대한 반대 여론을 통해 시위가 확산되니, 대통령 탄핵을 추진하면서 일단 정권을 잡고보자는 식으로 행동하고 있고, 여당은 거센 비난 여론에 적극적인 주장을 하지 못하고 있다. 여당 정치인들이 겉으로보면 비난 여론에 대응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애초부터 탄핵이 어렵다는 사실을 모를 리 없고 이 어이없는 권력 싸움에 관망하고 있는 것 뿐이다. 그러나 국가 상황을 지켜본다면 오히려 이럴 때 적극적으로 행동해야 하는데, 과거 여당 대표는 대통령과 싸우면서 존재감이나 키우는 식으로 행동했고, 지금 여러 정치인들은 이 상황에도 탄핵 여론에 존재감이나 드러내려는 수사기관의 상황을 지켜보면서 국정 안정을 내세우며 애매하게 행동하는 중이다.
수사기관에서 국회의원 체포 지시와 같은 얘기들을 하고 있듯이, 탄핵이 될만한 사유가 나온다면 헌법재판소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으나, 처음부터 복잡하게 얘기할 만한 내용이 없는 사건이었다. 탄핵 찬성한다고 존재감 키우고, 탄핵 반대한다고 의리있다고 하는 정도가 아니라, 이런 방식으로 권력 싸움을 하는 것을 그만두고 사회 질서를 바로잡는 방향으로 얘기해야 할 거 같다. 그러려면 처음부터 수사에서 결과가 없으면 법률 위반사항이 없다는 것을 바로 명확하게 얘기해야 하는데, 언론은 여론몰이를 하고, 경찰이나 검찰이 눈에 불을 켜고 탄핵 사유를 잡으려고 달려드는데, 대통령은 침묵하니, 하릴없이 시간만 보내고 있다.
대통령이나, 양당이나, 언론이나, 수사기관이나 쟤들이 하는 일이 도대체 뭔지를 모르겠는데, 개별 정치인들도 마찬가지다. 대통령이 써놓은 각본대로 움직이는 것도 아니고, 그 이상을 해야 국민들에게 인정을 받을 것이다. 국정 안정이 중요하지만, 아무리 싸우면서 관심을 집중시켜봐야 나올 것도 없는 권력 싸움에 사회 질서가 잡히지는 않는다. 그렇게 하고 있으면 코로나, 의료개혁에서 볼 수 있듯이 6개월 동안 재판받는다고 시간이 가는 동안, 웰빙정치하는 사람들이 여기저기에서 난리를 치면서 생계형 사업을 만들고 다닌다.
요즘 언론에서 나오는 기사들을 보면 이름이 알려진 원로 정치인들이나 지식인들이 여러가지 얘기를 하기도 하던데, 이런 일들을 받아서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할 정도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겨우 나오는 얘기가 양쪽을 다 비판하면서 내가 깨끗하다는 정도이다. 대부분 국민들이 보기에는 김대중 대통령 이후에는 정치를 국민들 입장에서 하는 사람은 없는데, 어떤 일이라도 해서 사회 변화를 이끌어나갈 정도의 수준이 아니면 그렇게 느껴질 수가 없다. 이때까지만 해도 최소한 사회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가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이 행동에서 나타났고, 선거에서 투표하기도 쉬웠다. 그런데 요즘은 아무도 욕심이 없는지 나라가 망해가는 징조가 보이는 이 상황에도 적극적으로 말을 안한다. 외부에서 말하기는 쉬워도 현역 정치인이 행동하기는 어려울 수 있겠으나, 그런 거 안하면 누가 밀어주나. 이미 모든 국민들이 알고 있는데, 탄핵 찬성이니 반대이니 아무리 싸우고 있어봐야 누가 신경이나 쓰겠나. 언론의 여론몰이와, 검찰이나 경찰 수사가 그렇게 겁이 나나.
이런 상황이 되니, 흔히 나오는 대통령의 권한을 분산하는 권력분산형 개헌 논의가 나오지만, 이는 기본적으로 정치 수준이 어느정도 올라서서 권한을 분산해도 사회 변화에 필요한 정도의 행동이 나올 수 있어야 가능하다. 리더십은 권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삶에서 여러가지 경험을 통해 기본적인 능력을 갖춘 사람이 여러 상황에서 우연하게 나오는 것이다. 권력을 가지고 있는 것과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은 아무런 관련이 없는데, 우리나라는 대통령 선거가 아니면 여론을 직접적으로 반영하는 것이 어렵고, 어설프게 권력을 분산하면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으려 하는 선출직들이 사회 변화를 가로막을 수도 있다.
우리나라 문화에서 권력을 가지지 않아도 리더십을 발휘하기가 용이하기도 하다. 요즘은 전문 분야에 따라 사회 구조가 구성되어 있으나, 학연, 지연, 혈연을 얘기하면서 끼리끼리 문화가 여전히 존재하는데, 우리나라 사회는 의사소통이 워낙 활발하게 나타나서, 상황이 되면 할 놈은 알아서 하고 안할 놈은 아무리 상황을 만들어줘도 안한다. 이미 먹고 살기가 어려운 사회도 아니고, 현대 사회에 정보가 여기저기 다 노출된 상황에서 이미 권력은 충분히 분산되어 있어서, 오히려 정치 권력은 강화시켜야 한다. 여러 분야에서 먹고사는 문제에는 목숨을 걸고 뛰어드는데, 공적인 일에는 다 피해가니, 일을 충분히 소신껏 할 수 있도록 정치 권력은 강화해야 한다. 2-3년만 지나면 대통령 탄핵하겠다고 언론이 분위기를 띄워주는 것을 보면 모르나. 의료개혁을 떠들면서 1년 내도록 앵무새같은 소리만 하고 있는 것을 보면 모르나.
이번 계엄을 칭찬하기는 어렵지만, 내가 알 수 없는 정보도 있을 것이고, 지금까지 정치적 결과는 판단불가이다. 그러나 이 사건 이후로 사회가 변화할 만한 반전이 서서히 나타나지 않으면 이는 역사적으로 불행한 일이다. 이는 정치인들에게 달린 일이 아니고, 모든 사람들에게 달린 일이다.
관심도 없는 일에 하도 대충 쓰다보니 글들이 이상한데, 나는 이런 거 하는 사람 아닙니다. 직장 한번 그만두고, 코로나 때 반대 글 좀 썼더니, 온갖 불나방들이 다 나오던데, 생계형 사업은 본인들끼리 하십시오.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연결되어 이상한 현상들을 많이 보니, 신기할 때가 한두번이 아닌데, 저런 거 할 시간있으면 본인 일이나 좀 열심히 하지. 아이고 귀찮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