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이 김치를...

중국생활

by 방성진

김치를 중국어로 번역 한 발음은 "신치"이다. 김치와 발음도 비슷해서 외우기 쉬었다. 처음 중국에 와서 식사를 하는데 김치가 없어 먹는 것 같지 않았다. 통역에게 "김치 없어요?(신치 메이요?)"라고 했다. 그랬더니 통역이 약간 언짢은 듯 한 표정으로 "신치 아니다.(부스 신치)"라고 하는 것이었다. "김치가 신치가 아니면 뭐예요?"라고 하니 "파오차이"라고 하였다. 한. 중이 김치가 어느 나라 것이냐를 두고 몇 해전 이슈가 되었던 적이 있었다. 당시 "서로 자기 나라 것이다"라고 공방이 오갔고 그 이후로 중국에서는 "신치"라는 말은 쓰지 않고 무조건 "파오차이"라고 부른다는 것이다.


신치던 파오차이던 나는 지금 김치가 먹고 싶은데 뭐가 그리 복잡 한지 모르겠다. 알겠으니 "김치 좀 있으면 먹고 싶다고~~" 해서 달달한 김치를 먹은 기억이 생생하다.


지난겨울 중국으로 올 때 가져온 거라고는 햇반, 김, 커피가 전부였다. 오피스텔에 렌즈가 있을 줄 알았는데 와보니 없었다. 그래서 커피 포트에 넣고 데워 먹었다. 김치라도 가져올 걸 정말 아무 생각 없이 왔었다. 두 달 정도를 햇반과 김이 주식이었으니 김치만 있어도 두 그릇을 먹을 수 있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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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은 사무실에서 업무를 하고 있는데 누군가 후다닥 오더니 뭔가를 책상 위에 놔두고 갔다. "뭐지?" 누가 왔다 갔는지 고개를 돌아봤는데 벌써 사무실을 나가 버렸다. 뭔가 하고 놓고 간 비닐을 열어보니 널찍한 반찬 담을 때 쓰는 통 같았다. 조심스럽게 꺼내서 열어보니 김치가 있었다. 김치이긴 한데 뭔가 빠진 듯해 보였다. 꼭 배추를 씻어서 고춧가루만 뿌린 모양이었다. 냄새를 맡아보니 김치는 맞는 것 같아서 우선 덮어 놓았다.

"먹으라고 준거겠지"라고 생각이 들면서 좀 뜻 밖이었다.


현장에 나가 김치를 두고 간 직원에게 말했다. 아무리 대화가 안돼도 그렇지 그냥 그렇게 후다닥 가면 어떻게 하나요?. 나중에 통이라도 돌려줘야 하는데 말입니다. "이거 혹시 직접 담그신 건가요?" 그렇다고 한다.

또 한 번 놀랐다. 젊은 남자가 직접 김치를 담갔고 내가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먹고 싶을 것 같아 주고 싶었다고 한다.


그 직원은 20대 후반이고 고향은 중국 동북이라고 한다. 중국은 면적이 넓어서 지역마다의 음식 특징이 강한데 우리가 잘 아는 중국 음식 중 꿔바로우가 동북 음식이다. 그 외에도 한국인 입맛에 맞는 것이 많이 있다. 이곳이 남쪽이니 나름 멀리 와서 직장 생활을 하고 있었다. 동북 사람들도 김치를 담가 먹고 자기도 어려서부터 가족과 같이 김치를 먹었다고 한다. 이곳에 와서는 직접 담가 먹고 있다고 하니 그 직원도 김치가 그리웠던 것이 아닐까.


김치를 선물 받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 그것도 젊고 젊은 남자 직원한테 김치 선물을 받을 줄이야. 아무튼 그 김치를 숙소로 가져와 라면과 먹는데 보는 것만큼 나쁘지 않았다. 쑥스러웠는지 그렇게 빨리 놓고 가 버린 직원이 순박해 보이기도 했고 또 고마웠다. 한국에서 온 나에게 직접 담근 김치를 줄 생각을 하고 용기를 내서 준 정성이 고마웠다.


대화가 됐더라면 더 많이 표혔했을 텐데 고맙다는 말 밖에는 하지 못 했다.

이봐 중국 친구, 내가 한국 다녀올 때 보답 할게 그리고 맛있었어 하오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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