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자연, 사람, 사회, 사물, 나에게
감사한 점?

십나오

by 또 다른세상

은행나무 옆 풀꽃이 예쁘게 피었다.
조금만 걸어도 힘이 날까 싶어 아파트 주변을 천천히 걸었다.
그런데 무릎이 내 의지와는 다르게 자꾸 접힌다.
나무를 붙잡고 가까운 의자에 앉았다.
모자도 벗고 마스크도 벗었다.
봄 햇살을 온몸으로 받아본다.

지나가던 사람이 나를 힐끗 보고, 다시 한번 돌아본다.
나는 그저 햇살을 느끼고 싶었을 뿐인데.

풀꽃 사진을 찍었다.
풀꽃과 은행나무가 나란히 서 있다.
서로 의지하며 자라고 있다.
든든하겠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한여름 얼마나 그늘을 만들어 줄까? 생각하며 하늘을 올려다 본다.


KakaoTalk_20250512_220505158.jpg 너두 아팠을 꺼야

세상에, 은행나무는 몸통만 남아 있다.
가지들은 모두 잘려 있었다.
모든 것을 갖췄다고 해서
반드시 누군가를 돕고 배려하는 것은 아닌가 보다.

그래도 함께 살아갈 수 있다.
나도 그럴 수 있다.
오늘 풀꽃과 은행나무에게서
조용히, 그러나 단단하게 살아가는 법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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