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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햇살샘 Jan 26. 2021

사랑하는 엄마

엄마같이 날 사랑해주는 사람이 있을까?

신은 거칠고 힘든 삶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 '엄마'를 보내주신 것 같다. 엄마가 없는 나, 어떻게 상상할 수 있을까? 오랜만에 친정에 가면 엄마는 늘 반갑게 날 반겨주신다. 늘 남을 챙겨줘야 했던 내가, 친정에 가면 엄마의 챙김을 받는다. 엄마가 맛있는 밥도 해 주시고, 마트에서 나 온다고 맛있는 반찬이며, 과일도 사 오셨다. 점점 나이를 먹어가시는 엄마를 위해 내가 뭔가를 해 드리고 싶은데, 무장해제되어 버려 엄마의 사랑 속에서 애기가 되어 버린다.


난임병원에서 자궁경 수술을 하던 날, 마취 때문에 아침에 금식을 해야 했다. 무사히 수술을 마치고 집에 왔더니 엄마가 오늘 아침을 안 드셨다고 한다.


"니가 안 먹는데 내가 어떻게 밥을 먹니?"


띠용~! 내가 안 먹어도 엄마는 드셔야지, 이건 이성적이지 않다 싶으면서도 엄마의 사랑에 고마운 마음도 든다. 내가 아기를 낳으면, 내 자녀가 생기면 나도 같은 마음일까? 엄마만큼은 못할 것 같다.


엄마의 월급날, 월급을 받았다고 좋아하시며 엄마가 맛있는 것 사주신다고 하신다. 엄마와 같이 장을 보는데, 엄마는 요양보호사 하셔서 힘들게 버신 돈으로 딸 맛있는 것 사주는게 그렇게 좋으신가 보다. 옷을 사주고 싶다고 하셔서, 계속 괜찮다고 말씀드렸다.


"엄마는 너 사주는 게 기쁨이야."


그래서 내가 최근에 갖고 싶었지만, 돈이 없어 사지 못했던 오디오 인터페이스가 갖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다 큰 딸이 엄마한테 용돈을 타서, 오디오 인터페이스를 사다니... 애기도 아니고. 그런데 엄마는 사랑하는 딸을 위해 오디오 인터페이스를 사 주셨다. 난 요즘 휴직이라 엄두도 못내고, 남편도 망설이던 20만원 가까이 되는 오디오 인터페이스를 사 주셨다. 엄마께서 힘들게 버신 돈인데, 마음 한켠으로는 죄송하고, 다른 마음으로는 너무나도 감사했다.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느라 정신이 없던 새벽, 마감일 때문에 새벽 늦게까지 잠을 잘 수 없었다. 엄마보고 먼저 주무시라고 했는데, 엄마는 굳이 내가 잘 때까지 기다리신다고 하신다. 엄마는 내일 출근하셔야 하는데, 잠을 안 주무시니 걱정이 되어 프로젝트 일을 얼른 마무리했다. 그리고 엄마와 같이 잠에 들었다. 날 생각하고 걱정하는 엄마 마음은 도저히 못 따라가겠다.


세상에 엄마같이 날 사랑해주는 사람이 있을까? 엄마는 늘 나의 보호처가 되어 주시고 공급처가 되어 주신다. 다 큰 딸이 아직도 어려보이시는지, 챙겨주시고 싶어하고 안쓰러워하신다. 부모 마음은 다 그런 거겠지? 나도 내 자녀를 낳아보면 엄마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을까? 자녀를 낳으면 내리사랑이라고 사랑과 에너지가 자녀에게 갈텐데, 엄마에게 어떻게 은혜를 갚을 수 있을까?


지금 살고 있는 집과 친정까지는 운전해서 3시간 거리. 자주 왕래하기에는 부담이 있는 거리이다. 그래서 엄마도 나도 서로에게 애틋하고, 더 잘해주고 싶고, 안쓰럽고, 사랑스러운 것 같다. 어쩌다가 이렇게 멀리 시집을 왔는지 안타깝긴 하지만, 그래도 휴직이라는 시간에 조금 더 엄마와 시간을 같이 보내며 엄마에게 효도하고 싶다.


"엄마, 너무 많이 사랑해요.

엄마의 사랑이 절 이렇게 키웠어요. 감사합니다.

엄마의 은혜를 어떻게 다 갚을 수 있을까요?

엄마의 기도처럼, 엄마께서 사람들에게 가진 것을 베풀며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지도자가 되시길 기도해요.

엄마, 늘 건강하세요. 엄마는 제 생명과 같이 소중해요. 부족한 딸, 엄마에게 조금이라도 힘이 되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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