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표현으로 아이와 마음 나누기
국어사전에 의하면, 감정(feeling)이란 어떤 현상이나 사건을 접했을 때 마음에서 일어나는 느낌이나 기분을 말합니다.
우리 아이들은 감정표현을 잘합니다. 기쁨, 슬픔, 외로움, 좋음, 싫음, 짜증 등 마음에서 일어나는 느낌이나 기분을 그대로 표현합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점점 자라면서 자신에게 일어나는 감정을 억누르거나 죽이게 됩니다. 감정을 솔직하게 나타내면, 가정에서나 사회에서 불이익을 쉽게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자신보다 지위가 높은 위치에 있거나 권력을 가진 사람 앞에서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마음에서 일어나는 감정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마음에 병이 생깁니다.
아이가 제일 먼저 감정의 제재를 받는 사람은 아마도 부모일 것입니다. 갓난아이일 때부터 울음이나 웃음으로 의사소통을 하거나 자신의 감정을 전달합니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부모는 아이의 감정을 그대로 받아줍니다. 하지만 아이가 자라면서 아이의 감정은 부모로부터 거절당합니다. 이런 거절들이 점점 쌓이게 되면, 아이는 부모 앞에서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습니다. 자신의 감정을 누르고, 죽입니다. 이렇게 자신의 감정을 억압하는 것에 숙달된 아이들은 가면을 쓰게 됩니다.
이 가면들은 심리학에서 이야기하는 방어기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음에서 일어나는 감정들이 상처를 받았기에 그 마음을 보호하기 위한 마음의 대처 방법입니다. 여기에 합리화, 투사, 공격자와의 동일화, 부정, 보상, 퇴행, 분리 등 여러 가지 방어기제들이 일어납니다. 그런데 이런 방어기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기 때문에 감정이 해소되지 않습니다. 성장하면서 그 가면에 또 다른 가면을 쓰고 아이의 가면은 점점 두꺼워집니다. 내면에 일어나는 자신의 진짜 감정은 짓누르고, 겉으로는 가짜 감정을 표현합니다. 더 깊은 상처가 되어 더 강력한 방어기제가 일어납니다.
감정표현을 억제하다 보면,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에 자신의 마음의 소리를 듣는 것이 필요합니다. 기쁘고 즐겁고 설레는 감정인지 슬프고 아프고 고통스러운 감정인지 내 마음의 세포들이 전하는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아이들에게 가장 영향을 미치는 사람은 부모입니다. 아이가 스스로 마음의 소리, 감정을 들을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그리고 가족끼리 서로의 감정을 표현함으로 감정을 해소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심리학에서 이런 것을 가족치료라고 합니다. 가족치료는 가족끼리 서로 간에 하고 심었던 말, 즉 어떤 상황에서 자신의 감정들을 충분하게 이야기하면서 치료하는 방법입니다. 이때 주의할 점은, 아이가 이야기하는 시간을 확보해줘야 합니다. 1분, 혹은 2분 등 이야기 시간을 주고 그 시간에서 부모가 끼어들지 말아야 합니다. 부모가 도중에 개입하면, 아이는 자신의 숨겨진 감정을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이렇게 감정을 표현해서 해소해야 마음에 감정이 쌓이지 않습니다. 억울함, 분노, 불안, 고독, 수치심, 열등감, 죄책감 등 마음에서 일어나는 감정을 억누를 것은 결코 자신에게 유익하지 않습니다. 감정표현을 통해 적절하게 처리해야 합니다. 아이의 내면에 쌓이는 감정들은 아이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줍니다. 마음에 쌓인 감정들은 때로는 몸과 마음이 아프기도 합니다. 때로는 감정들이 폭발하여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거나 깜짝 놀라는 일도 일어납니다.
감정을 담아두는 마음은 한계가 있습니다. 이 울타리가 무너지면 감정을 감출 수 없습니다. 어떤 식으로든지 밖으로 표출합니다. 그런데 내면에 쌓인 감정들이 표출할 때는 폭발이 일어나면서 좋지 않은 방법으로 일어납니다. 이런 상황이 된다면, 아이는 위험한 상태입니다.
우리가 흔히 성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기업인, 연예인, 운동선수 등 감정을 해소하지 못해 마음의 불안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혹여 자신의 진짜 모습이 타인에게 노출됐을 때 두려워하는 마음 때문에 자신의 감정을 철저히 숨깁니다. 자신의 감정을 숨기는 것이 심리적으로 불안 상태를 일으키게 되고, 불안 상태가 한계점을 벗어나는 순간 여러 형태로 폭발하게 됩니다. 우울증, 공황장애, 거식증 등 다양한 병명으로 나타납니다.
자신의 감정을 마음에 담아 두지 않고 표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다고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쏟아내는 것도 위험한 일입니다. 감정을 올바른 방법으로 표현해서 해소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by 배태훈, 박종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