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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간수집가 LSH Jun 23. 2022

손볼 곳과 타협할 곳 정하기

전셋집 인테리어 유의사항

"이건 좀 심한데..."


원하는 동네는 정해졌기 때문에 그 안에서 괜찮은 집을 찾으려고 계속해서 발품을 팔며 다녔다. 그러다 부동산 아주머니께서 괜찮은 집이 있긴 한데 인테리어 때문에 잘 안 나가는 집이 있다고 하셨다. 인테리어는 제가 하면 되니까 일단 보여달라고 했다.


집 안으로 들어가니 온통 파란색과 금색이 칠해진 요상한 인테리어가 나왔다. 집을 보자마자 처음 나온 말은


"이건 좀 심한데..."


이전 세입자가 인테리어를 하던 사람이란다. 근데 왜...? 아니다. 모두 취향의 문제다. 내 취향에 아니라고 남의 취향도 폄하하지 말자. 일단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한다.


이전 세입자는 인테리어가 취미인지 업인지는 모르겠지만 내부 페인트칠부터 욕실 세면대와 변기 교체 등 다양한 인테리어 작업을 셀프로 했다고 했다. 급하게 이사할 일이 생겨 이전 세입자는 이미 살고 있지 않았고, 집은 한동안 비워져 있었다. 집은 이전 세입자의 직원들이 와서 잠깐 일을 보러 들르는 사무실 정도로 쓰이고 있었다.


집을 내놓은지는 꽤 됐지만 파란색과 금색의 집 내부 색감 때문인지 다음 세입자가 안 들어오고 있었다. 그래서 집의 전세 가격 또한 꽤나 파격적이었다. 공간 디자이너로서 이 집은 나의 의지의 불씨를 피우게 했다. 이 집은 뭔가 나의 포트폴리오가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일단 내 마음에는 들었으니 엄마와 남편에게도 집을 보여주고 승낙을 받아냈다. 집주인 아주머님께 인테리어 공사 동의도 받아냈다. 일은 급하게 일사천리로 진행되었고 드디어 집 계약을 마쳤다.


조닝을 하고 집의 이미지도 그려봤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인테리어 공사를 시작해야 한다. 근데 전셋집이라면 여기서 또 체크해야 할 체크리스트가 생긴다. 바로 손볼 곳과 타협할 곳 나누기!


평생 살 나의 집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지지만 긴긴 인생 중 잠시 머물다 갈 전셋집 인테리어라면 100% 나의 수고와 돈을 들이지 않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




손볼 곳과 타협할 곳 정하기


※ 하자 보수 같은 경우는 집주인이 해주는 경우가 많고 그 외 인테리어 공사는 본인 부담인 경우가 많다. 나중에 뒤탈 없이 마무리하려면 꼭 집주인과 사전 상의를 하자.



손볼 곳 정하기


첫 번째. 나의 편의를 위한 리모델링이어야 한다.


집에 하자가 있는 게 아닌 오로지 본인의 편의를 위한 리모델링이라면 내 돈을 들여 직접 고쳐야 한다. 단 2년을 살더라도 내가 매일 이용해야 하는 집의 용도가 필요하다면 나는 리모델링 손을 보라고 권하고 싶다.


거실과 발코니 사이 이중 샷시 공사

나의 경우 거실과 발코니를 오고 가는 중문이 그랬다. 원래는 무릎까지 오는 턱이 있는 전형적인 구옥의 발코니 중문이었다. 발코니는 세탁기와 건조기를 두고 일주일에 두세 번은 사용을 할 것이다. 재활용품을 버리는 쓰레기통도 발코니에 두는 데다 매일같이 창문도 열어야 하기 때문에 하루에도 여러 번 왔다 갔다 하는 곳이 될 것이다. 이렇게 자주 드나드는 곳을 편하게 사용하기 위해 나는 과감하게 발코니 중문 공사를 했다. 단열 기능도 추가로 얹으려고 이중 샷시로 고쳤는데 정말 잘한 일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욕실 세면대 셀프 교체 비포 애프터

또 욕실의 세면대는 너무 커서 변기에 앉으면 세면대와 무릎이 부딪히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하루에도 수없이 사용하는 욕실이기에 세면대를 작은 사이즈로 교체했다.



마찬가지로 편의를 위한 가전 설치도 중요하다. 더위에 약한 우리 부부에게 에어컨은 없어서는 안 되는 가전이기에 에어컨을 새로 설치했다. 주방 살림을 귀찮아하는 나는 식기세척기와 음식물 처리기 등 주방 생활을 편리하게 할 수 있는 가전을 설치하기도 했다. 좀 더 스마트한 삶을 원하는 분들은 각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편의를 찾아 가전을 설치하는 게 좋다.


아무리 전월세라고 해도 사는 동안 쾌적한 생활을 위한 어느 정도의 설비나 공사는 필요하다고 본다. 그러기 위해서는 인테리어 공사를 하기 전에 나의 라이프스타일을 잘 생각해 보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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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를 시작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조닝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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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취향의 문제


아무리 전월세라고 해도 누군가에게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취향이라는 게 있을 수 있다. 꽃무늬 벽지가 붙어있는 집에서는 도저히 지낼 수 없는 사람이라면 벽지 덧방을 통해 다른 벽지를 붙여야 하는 것처럼. 


페인트 도장 셀프 인테리어 비포 애프터
벽지 제거 후 콘크리트 노출  셀프 인테리어 비포 애프터

처음 집 계약을 했을 당시부터 집 안의 파란색과 금색 벽과 천장은 모두 없애려고 마음먹었다. 일부는 벽지를 모두 뜯어내 콘크리트를 노출시키고 일부는 기존의 벽 위에 화이트로 페인트칠을 하기도 했다. 금색 창틀도 모두 빼서 씻고 덧칠했다. 힘은 많이 들었지만 도. 저. 히. 도. 저. 히. 그대로 두고는 살 수가 없기에...



주방 조명 셀프 설치 비포 애프터
침실 조명 셀프 설치 비포 애프터

나는 인테리어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건 중 하나가 조명이라고 생각한다. 조명 또한 각자의 취향이 분명한 것 중 하나인 아이템인데 의외로 크게 신경 쓰지 않는 사람들도 많다. 조명은 집의 분위기를 크게 차지하기 때문에 조명만 바꿔도 드라마틱하게 인테리어가 바뀐다. 그렇기에 취향에 맞지 않는 조명은 더욱 타협할 수 없었다. 주방과 침실의 천장 조명을 직접 셀프로 설치했다. 기존의 천장 몰딩에 화이트 페인트칠을 하고 모던한 천장 조명을 설치하면서 세련된 인테리어가 완성되었다.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취향이 있다. 때때로 타인은 이해할 수 없기도 한다. 잠깐이라도 살아야 할 나의 집에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취향이 있다면 나의 취향에 맞게 어느 정도 어레인지 하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세 번째. 예산 안에서 나의 감성 더하기


예산이 어느 정도 있다면 인테리어로 나만의 감성을 더할 수 있다. 인테리어 공사를 하거나 가구, 조명, 인테리어 소품 등을 물건을 구매하는 것도 좋다.


침실 바닥은 전체적으로 서재 바닥은 일부만 카펫을 깔았다

나는 "싼티"가 나기 때문에 장판 바닥을 좋아하지 않는다. 사람들에 따라 사실 눈 감아도 그만인 항목 일지 모르지만 나는 그게 잘 안됐다. 어떻게 바꿔볼까 고민하다 저렴한 카펫을 덧대기로 했다. 예산이 정해져 있었기 때문에 모든 방에 카펫을 깔기보다 서재와 옷방은 기존 장판 위에 단품인 카펫을 두는 정도만 했다. 장판이 살짝 보이는 정도라 그리 나쁘지 않았으니까. 나처럼 예산안이 정해져 있다면 어디에 어떤 식으로 사용할지 적절히 나누는 게 중요하다. 힘을 주지 않아도 되는 곳까지 무리할 필요는 없다.



또한 가구나 조명, 인테리어 소품 같은 물건 같은 경우는 다른 곳으로 이사를 하더라도 가지고 갈 수 있기 때문에 '좋은 것'을 구매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인테리어 이미지를 참고하다 보면 나의 눈은 이만큼 높아졌는데 값이 너무 비싸면 결국 좌절하게 될 때가 있다. 그럴 때는 예산에 맞춰 자기만의 기준을 정해두는 게 좋다. 예를 들어 평생 쓰고 싶은 디자이너의 조명이나 가구 같은 경우는 비싼 값을 주고 구매하더라도 그 가치가 크게 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예산 안에서 한두 개 구매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것.


비싸게 주고 살 것과 그렇지 않아도 되는 것을 나눠 예산에 맞추는 게 중요하다.




타협할 곳 정하기



손볼 곳을 정했다면 이제 타협할 곳을 정해야 한다. 전월세 집일 경우 오히려 타협할 곳 정하는 게 더 편할 수도 있다. 남의 집이라는 생각 때문인지 쉽게 돈을 쓰고 싶지 않거나 대충 눈을 감고 사는 분들도 꽤 많으니까. 강조하지만 전월세 집은 더하기보다 빼기를 생각하는 인테리어가 되어야 한다.



첫 번째. 예산 부족

중요한 포인트다. 아무리 뜯어고치고 싶어도 너무 많은 돈이 들어간다면 다시 재고해 봐야 한다. 만약 너무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있는데 그것을 고치는데 돈이 너무 많이 든다고 한다면 그 집 자체를 다시 고려해 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우리 집의 현관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오래된 어두운 타일이 붙어있는데 딱 봐도 촌스러운 80년대의 타일이다. 모두 뜯어고치기에 현관은 집에서 생활할 때 거의 보이지 않는다. 현관 중문을 닫아놓고 살기에. 그런데 여기에 굳이 예산을 투입하지 않아도 되겠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예산에 맞춰 힘을 주는 곳과 힘을 빼도 좋은 곳을 나눠보자.




두 번째. 심기에 크게 거슬리지 않는다


기존의 집에서 인테리어를 바꿀 때 처음에는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예산이나 집의 크기 등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히다 보면 애초에 거슬렸던 부분이 크게 거슬리지 않게 되기도 한다. 고치거나 바꾸지 않아도 불편함이 없다, 아니 고치면 오히려 불편해질 것 같다는 부분이라면 과감하게 포기해도 좋다.


거실 조명은 그대로 두었다

거실 조명을 바꿔볼까 여러 번 고민하다 예쁜 천장 조명을 구매도 해봤지만 천장 높이나 집의 사이즈에 거실 천장 조명은 기존의 것이 가장 맞겠다는 결론이 났다. 레트로 한 느낌이 나름대로 괜찮아서 그대로 두었는데 결과적으로는 만족하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이 모든 리모델링 공사 과정에는 집주인과의 사전 상의가 필요하다. 미리 입을 맞춰놓아야 이사를 갈 때에도 서로 얼굴 붉힐 일 없이 아름다운 이별을 할 수 있게 된다. 남의 집이라고 해도 충분히 자신의 취향에 맞게 인테리어를 할 수 있다. 손볼 곳과 타협할 곳만 명확히 구분해놓아도 저예산으로 나만의 공간을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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