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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베를린부부 Feb 13. 2020

아기가 자면 나는 왜 잠이 안 올까(feat.넷플릭스)

by 베를린 부부 - Piggy

아기가 잘 때 아무것도 하지 말고 엄마도 같이 자야 된다는 말이 이렇게나 지키기 어려운 말인지 상상도 못 했다.

아기가 깨서 놀 때는 너무 피곤해서 아기 잘 때 나도 꼭 자야겠다고 결심을 하지만 막상 아기가 잠들고 나면 나의 눈은 점점 또렷해진다.


학창 시절, 꼭 시험 때만 되면 관심도 없던 뉴스도 너무 재밌게 보던 나는, 엄마가 되고 나서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은 또 다른 청개구리 자아가 하나 더 생긴 것 같다.

핸드폰만 있으면 하루 종일도 누워서 놀 수 있는 나에게 친구가 넷플릭스 아이디를 공유해줬다. 보면 볼수록 임신 시절 왜 넷플릭스를 신청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까지 생긴다. 임신했을 때야말로 밤낮으로 누워있었는데 그때였으면 어마어마한 콘텐츠와 함께 행복했을 텐데 말이다.


찰리는 이르면 저녁 6시, 늦어도 저녁 8시에는 잠이 들고 아침에는 4-6시 사이에 눈을 뜬다. 찰리를 재워놓고 넷플릭스를 열심히 새벽 1-2시까지 보다가 잠드는 날, 찰리가 4시부터 일어나서 놀자고 하면 나도 모르게 오만 짜증을 부리게 된다. 생각해보면 찰리는 자신의 할당된 잠을 충분히 자고 일어난 것일 뿐인데. 도리어 내가 밤에 안 자고 놀다가 2-3시간밖에 못 잔 거니 아기가 잘못한 것은 없다. 낮에 좀 정신이 돌아오면 아기에게 미안해서 그러지 말아야지 생각하다가 또 밤이 되면 같은 과정을 반복하게 된다.


미안하다. 찰리야. 그래도 지금 보는 프로그램은 좀 더 볼게. 너도 크면 다 이해하게 될 거야.


"건축사무실에서 일하는 신랑과 그림 그리는 아내와 아기가 살아가는 베를린 이야기는 매주 목요일 연재합니다."


인스타그램 @eun_grafi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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