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부부, 아내가 퇴사하다!
인스타툰을 그리다
어떤 날은 약속이 생겨서,
어떤 날은 갑작스럽게 컨디션이 안 좋아서,
어떤 날은 할 일이 많아서
어떤 날은 일러스트, 동화 공모전에 도전하게 되어,
어떤 날은 그냥 하기 싫어서
어떤 날은 곧 명절이 다가오기에
이런저런 핑계로 그림 그리는 것을
미루기 일쑤였다.
평소에 SNS를 잘 안 하다 보니,
그림 올리고 좋아요 누르고
댓글 다는 시간이 아니면 딱히
인스타를 켜지도 않았기에,
활발할 활동이 없으면 나의 품앗이들도
나의 그림을 보러 오지 않으므로,
좋아요 수도 줄어들고, 팔로워도 줄어들고
그러면 그림을 그리고 싶은 내 마음도 줄어들고
그렇게 그림을 멈추다 보면
더 하고 싶은 열망이 사라지게 된다.
학교나, 회사나 누군가 정해준 규칙에 따라
격하게 말하면, 멱살 잡혀 끌려가며 사는 것이
그나마 나 같은 사람을 인생의 길을 걷게 해주는
원동력 아니었을까 싶다.
스스로 규칙을 정해 무언가를 한다는 것은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었다.
학교나, 회사는 정해진 규칙을 지키지 않고
정해진 일정에 맞추어 뭔가를 하지 않으면
바로바로 결과가 나오고 질책당하니...
나에게도 누군가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으려면
정해진 규칙, 일정을 따라야 했다.
지금은 스스로 목표를 정하고,
스스로 일정을 짜서 하다 보니
목표가 불투명해져도, 일정이 어그러져도
또는 하지 않아도 아무도 뭐라 하는 사람이 없으니
아주 쉽게 지켜지지 않는 약속이 된다.
생각해 보면 목표부터 불투명했던 것 같다.
퇴사하고 뭘 해야 할진 모르겠는데
(사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데
세상이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하는 것 같다.)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아 시작해 더 그런 것 같다.
나의 인스타 품앗이 작가님들은
본업을 하면서도 새벽 5시에 일어나서 혹은,
저녁 늦게까지 시간을 내서 그림을 그리시던데
그런 분들을 보면 이런 내가 참 부끄럽다.
그래도, 그동안 16년간 쉬지 않고
일했으니 좀 쉬면 안 될까?
(이런 글을 쓰는 순간에도 20, 30년
근속하시는 분들을 존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