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일주일 동안 일에 치이다가, 시간을 쪼개고 쪼개어 오전에 일찍 벚꽃을 보러 차이나타운 쪽으로 나섰다.
그런데 벚꽃이 아직 피지 않은 것이 아닌가!!
듬성듬성한 나무들과 아쉬워하며 발걸음을 돌리는 사람들만 북적였다.
너무나 실망스러웠다.
어떻게 낸 시간인데...
제대로 알아보지 않은 남자 친구에게 괜히 짜증이 났다.
그래도 이왕 온 김에 조금 걷자고 하고는, 얼마 못가 힘들어서 잠시 쉬려고 벤치에 앉았다.
그런데 무언가 뒤통수를 찔러서 뒤를 돌아봤는데,
이제 막 피려고 꽃봉오리를 머금은 벚꽃나무가 코앞에서 흔들거리고 있었다.
마치 인사하듯이.
순간, 너무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활짝 만개한 벚꽃을 볼 때와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었다.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함께 올라왔다.
그리고, 곧이어 미안함이 몰려와 꽃에게 사과를 했다.
"미안행.."
왜 나는 지금까지, 활짝 핀 꽃만 예쁘다고 생각했을까?
겨울 동안 꽃을 피우기 위해 잔뜩 웅크리고 준비하고 있다가,
봄이 되자 끙끙대면서 힘을 내고 있는 그 모습을 왜 제대로 봐주지 않았나.
생각해보면, 나 자신에게도 마찬가지였다.
늘 성과만 바라보고, 열심히 노력해온 나의 예쁜 모습들은 제대로 봐주지 않았다.
무엇을 하고 있던,
결과가 어찌 되었던,
남자 친구도, 나도, 벚꽃도,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서 아름답게 피어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