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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케이 Oct 21. 2020

많은 이들을 위한, 단 한 사람만을 위한.

(5년 전의 나)



2015년. 1월 15일. 기록하다.




2005년 첫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시작으로 호주, 일본, 태국, 미국(현지 캠프 스텝), 또다시 호주(인턴쉽), 인도, 대만, 캄보디아 등 끊임없이 낯선 공기에 대한 꺼지지 않는 갈증을 느끼고, 어찌 보면 ‘떠나야만 나를 찾을 수 있다’는 강박 아닌 강박으로 그렇게, 세상을 향해 고개를 내밀고 걸었습니다.



2014년, 4월, 파리 근교 반 고흐 마을 '오베르 쉬르 우아즈' 여행 중 -




“계속 불화되는 권태를 짊어지고 살기보다는 낯선 이곳에 머무르는 쪽이 더 만족스럽네”  



제가 좋아하는 ‘반 고흐 영혼의 편지’에서 발췌한 편지글입니다.

‘나는 누구일까, 어느 곳을 향해 걸어야 할까’에 대한 고민을 하며 한없이 웅크리고 있던 중, 더 고독해지고자, 더 처절해지고자, 그리하면 진정한 ‘내’가 발견될 것만 같아 이번엔 유럽을 택합니다.

생각해보니 올해로 정확히 10년, 2005년을 시작으로 낯선 땅과 사람을 경험했습니다.

철저히 혼자가 되니 온 우주가 다가왔습니다.



유럽, 더 늦기 전에 '그곳에서의 나'를 만나고 싶었습니다.



짧은 여행도 그 나름의 의미로 매력을 느끼지만 개인적으론 한 곳에 오래도록 있으면서 그 생활에 젖어드는 스타일의 여행을 더 좋아합니다. 기대하며, 설레어하며, 때로는 두려움 섞인 두근거림으로 또 다른 오늘과 내일을 그려보는 그런 긴 여행의 시간을 존중하고, 사랑합니다.



지난 여행과 다양한 해외생활을 바탕으로 제 자신에게 더욱더 뚜렷이 다가오는 메시지는,



‘너무 늦기 전에 나 자신을 제대로 알고 싶다’ 



알고 있습니다. 평생 가도 나 자신을 제대로 알기는 어려울 것이란 걸.

그러나 그러한 갈망을 품고 최소한의 몸부림이란 것, 노력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가만히 있어선 그 누구도 나에게 ‘진정한 나’라는 실체를 가져다주지 않을 것이기에.

도전을 거듭할수록 도전이 어려워짐을 체감합니다. 여실히.

이번 유럽행이 그랬습니다. 얻을 것보다 잃을 것이 꽤 많아 보였습니다.

‘나 자신’을 돌아보기 위해 ‘가족의 걱정, 친구들의 우려, 안정적인 직장,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시간, 현재의 위치’ 등 놓고 가야 할, 흘려버려야 할 것들에 대한 두려움이 크게 다가왔음을..

그래도 떠납니다.



이 모든 것들을 뒤로 함에도 ‘나’는 ‘나’를 발견하고 싶었습니다.



글쓰기에 보람을 느끼고, 문학을 사랑하고, 여행에 가슴 뛰는 나.

지난 몇 년간 생각만 해왔던 많이 이들을 위한, 또 단 한 사람만(나 자신)을 위한 글.



중학교 때부터 써왔던 일기를 바탕으로 머리가, 마음이 기억하는 것은 최대한 사실적으로 표현할 것이고, 가슴 한구석에 자리하는, 혹은 잊혀진 시간의 기억이 있다면 저장된 기록을 참고하여 지난 여행과 시간에 대해, 그 가운데 터득한 태도 등을 써보려 합니다.



개인적인 바람을 실어보자면 나의 글로 인해 단 한 사람에게라도 희망이, 사랑이, 사람이, 삶이 전달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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