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마법 같은 내 아이의 사랑

나는 아이를 통해 어른이 되어간다.

by 도담도담 J


24. 09. 27. 금요일


이틀전 아이가 처음으로 친구집에서 하룻밤을

보내게 되었다.


초등학생이 된 아이가 1년 전 우리 집에서 친구와

함께 하룻밤 잠을 잔 이후 아이도 친구집에서

하룻밤 자고 싶다며 늘 이야기했었다.


잠은 집에서 자야 한다고 하며 아이를 보내지

않았던 나는 친구 엄마이자 나의 지인인 동생의

권유로 아이의 마음을 헤아려보기로 한다.


친구엄마는 아이에게 다정하게 또 오고 싶으면 와도 된다고 얘기했고, 엄마의 허락이 받기 어려우면 생일찬스를 써보라고 권했다고 한다.

그런데 아이의 예상치 못한 대답에 지인은 마음이 뭉클했다며 뒷날 내게 아이와의 대화를 전해준다.


생일찬스를 쓰라는 지인의 권유에 아이는

한마디로 "싫어요"라고 대답을 했다는 것이다.

이유가 궁금해서 아이에게 물어보자 아이는

"생일은 엄마가 저를 낳아준 날이라 엄마 아빠와 함께 있어야 해요"라고 했다며 아이를 칭찬한다.


동생의 말을 듣는 순간 눈에서 눈물이 핑 돌며 목이 살짝 메어왔다. 아이는 가끔 나를 놀라게 하는 말들을 종종 하곤 한다.


아이의 밥만 챙기는 내게 " 엄마 자신도 좀 챙겨"라는 말부터 식사 메뉴 때문에 가끔 스트레스받는 나를 보며 "가끔은 뭘 먹을지 고민하는 엄마가 힘들 것 같아!

엄마가 힘든 걸 이해해" 라는 말까지 이제 겨우 9살짜리의 입에서 어떻게 이런 말이 나오는지 그저 신기하고 뭉클할 따름이다.


시킨다고 되는 그런 말들이 아닌 아이의 진심 어린 말들이 가끔 나를 따뜻하게 품어주는 것만 같다.


'아이는 대체 무슨 생각을 할까?' 하는 생각이 들며 때로는 내가 아이를 너무 아이답지 않게 키운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으로 미안함과 고마움이 엉킨 복잡 미묘한 감정이 들기도 한다.


부족하지만 좋은 엄마가 되고 싶은 엄마의 마음을

아는 것일까?


이 세상에 태어나 사랑이 무엇인지 엄마에게서

배우고 느낀 내가 엄마가 된 지금 아이를 낳고

키우며 다시금 사랑을 배운다.


나에게로 온 너에게 너의 엄마가 되게 해 줘서

참 고맙구나!




존재 만으로도 행복하고 웃음이 났던

작고 소중했던 아기가 어느덧 자라나

말도 하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한다.


내 아이의 마법 같은 말은

그 어떤 꽃보다도 더 향기롭고

그 어떤 달콤한 간식보다도 달콤하며

그 어떤 개그프로그램 보다도 재미나다.


아직 엄마의 손길이 필요한 어린아이지만

속 깊은 말과 행동으로 엄마에게 감동을 주고

사랑스러운 말과 행동으로 엄마를 웃게 만든다.


엄마가 살아있음을 느끼게 하고,

엄마를 살아 숨 쉬게 하며

엄마가 엄마가 된 것에 감사한 마음을 갖도록 한다.


그리고

엄마의 엄마에게 낳아주고 길러주셔서 감사한

마음을 갖게 하며,

엄마의 엄마가 자식을 낳아 기르면서 느끼는

애틋함과 걱정 그리고 기쁨 등 다양한 감정을

공감하고 헤아리며 어른이 되는 기회를 준다.


아이의 마법 같은 사랑으로

때로는 내가 아이를 키우는 것인지

아이가 나를 키우는 것인지 하는 생각이 든다.


아이는 하루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고,

아이가 자라는 모습에서 나 또한 배우고

진짜 어른이 되기 위해 성장하고 있다.


꽃보다도 더 예쁜 나의 자녀를 위해

나는 기도한다.

건강하고 바르게 자라기를 바라고

어떠한 위기상황도 잘 대처하고 극복할 수 있는

힘과 지혜를 가지기를 바라며

웃음과 따뜻한 마음으로 세상을 대하기를 바란다.


엄마의 온 에너지와 좋은 기운들이

언제나 너를 따뜻하고 포근하게 감싸

지켜줄 수 있기를 바란다.


언젠가 마음이 고단할 때 이 글을 읽으며

엄마의 사랑을 느낄 수 있기를,

너라는 존재는 항상 빛이 난다는 것을 기억하기를

바라며 사랑한다는 말조차도 부족하지만

언제나 사랑해!








keyword
작가의 이전글내가 만든 감옥과 비상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