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일을 하다 보면 여기저기"쿵 "하고 부딪히며팔과다리에 멍이 든다. 때때로 주부생활 10년이 되어가는 지금도 요리 중 칼에 베이는 경우가 있다.
심지어 얼마 전에는전복을 손질하다 검지의살점이 벗겨지는 참사도 겪었다. 나는 아프고 싶지 않은데 여기저기 긁히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몸에 상처가 나곤 한다.신랑은 이런 나를 허당이라 부른다.
35살이라는 늦은 나이에 결혼하여 40대 중반이 된 지금은 성인병으로부터 식단 관리를하라는 협박을 받으며평소 술과 담배를 하지 않음에도높은간수치와고지혈증으로 나는 몹시 피곤한 생활을 하는 중이다.
한창 놀기 바쁜 20대 때도 나는밤마실을 싫어하여 어지간하면 집에 일찍 들어와서 쉬고 싶어 하는나름 바른생활 혹은 재미없는 그런 사람이었다.
인생은 내멋과 내재미로 사는 거지 굳이 남들처럼 즐긴다고 멋지고 재밌는 건 아니란 걸 나는 나의 피로한 간 덕분에 일찍이 진리를 깨달아버렸다.
결혼 이후 주부로 살면서 체력적으로 그다지 힘든 일을 하지 않음에도 나는 쉽게 지치고 피로감을느낀다.
그러다 보니 에너지 넘치게놀고싶어 하는아이와 함께 많이 놀아주지 못해늘 마음 한편에미안한 마음이 있다.
간수치 때문에 정기적으로 피검사를 하는나는 몇 년전부터 혈압이 오르락내리락하더니이제는 의사선생님으로부터 당뇨 전단계라는 경고를 받는다.
당뇨가 얼마나 신경 쓰이고 힘든 성인병인지 알기에 나는 정신이 번뜩 들었고, 신랑 역시 당뇨 환자라 처음으로 내게 밀가루 섭취를 중단하라고 진지하게 이야기했다.
사실 신랑은 친정아버지께서 췌장암으로 돌아가신 것을 알기에 더욱신경 쓰이는 눈치다.
그래서 특단의 조치로 나는 밀가루 섭취를 줄이고,
건강을 챙기고자음식에조금 신경쓰고 있다.특별한 건 없고 최대한 몸에 해로운 음식을 덜 먹고 야식을 하지 않는 것이다.이번 계기로 나뿐만 아니고 신랑도 아이도 덩달아 라면과 같은 밀가루음식은 조금씩 피하고 있다.
어쩌면 나보다 외부 환경에 많이 노출되어 있는 신랑이 가장피곤하겠지만내 의지로 조절되지 않는 이 피로함 때문에아침마다 일어나는 것이 너무 힘들다. 진짜 피로함 때문인지 유독 아침에 못 일어나는 건지 이제는 나도 헷갈린다.나의 양심은 얘기한다. 약간은 습관적인 것도 있다고... 인정하는 바이다.
어쩌다 한번 아침에 상쾌하게 일어난 날이면 내일도 일찍일어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기지만 다음날이면어김없이 눈은 뻑뻑하고 몸은 찌뿌둥하다.
그래서 나는 아침형 새벽형인 사람을 보면존경스럽다.
최근에는 몸에 부기도 심한지 양말을 신으면 늘 양말 자국이 다리에 선명하게남아 오래도록 지워지지않는다.이 모든 게 관리 못한 나의 책임이라 이제는 건강에 신경 쓰고 관리하는 게 최선인 듯싶다.
어느 부모나 그러하듯 몸이 피곤하고 아프면 자식이 가장 걱정이 된다.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서는 몸도 마음도 모두 건강해야 한다.
며칠 전 설레는 마음으로 떠났던일본여행에서도사실 나는 몹시 지치고 힘들었다. 하지만 이왕 온 여행 즐겁게 많이 웃다 가고 싶어 카페인을 들이켜다 시피하며 피로함을 버텼다.
여행의 후유증인가? 아님 편두통의 일종인가? 3일 전부터 머리와 얼굴의 반쪽 오른쪽머리, 귀, 잇몸만 부은 듯이 아프다. 신랑은 병원에 가보라 하지만 예전에도 이런 경우가 있었기에 나는 타이레놀을 먹으며 괜찮아지겠지 하고 기다린다.
하지만 내일까지도계속 아프다면 그때 병원에 가겠다 고신랑과 합의 봤다.
두통인지 뭔지 모를 이 통증으로 오늘은 잠시 블로그도 접어두고 연재 날짜를 지키기 위해 나는 브런치 스토리에만 방문 한다.
하루 글을 늦게 올린다고 누구 하나 뭐라고 할 사람도 없는데 굳이 두통을 느끼면서도 글을 쓰는 이유는 이 공간이 내게 주는 기쁨과 위안이 있기때문인 것 같다
오늘따라 유독 더 몸이 지치고 피곤하지만 내가 이렇게 피곤함을 느끼는 것도 어쨌든 살아있는 증거이고, 건강관리를 하라는 경고로 아직 건강해질 수 있는 희망이 있다는생각에이 또한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