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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담도담 Nov 11. 2024

자연이 머문 곳의 그녀

생명력이 가득한 그곳에서 언제나 행복하길

매일 아침 초록 잎사귀의 숨결에 귀 기울이며 사람이 아닌 식물들과 대화하는 친구가 있다.


얼마 전 부산 방문 중 그녀의 새로운 공간을 처음 방문하였다. 내 눈 비친 그녀의 모습은 마치 식물과 대화하는 듯 보였고, 식물을 키울 줄 모르는 나는 그녀의 모습이 그저 신기하고, 경이로웠다.


동물은 소리와 몸짓, 표정으로 자신의 상태를 표현하기라도 하지만 언제나 조용한 식물의 상태를 알기 위해서는 매일 관심을 갖고 관찰해야 한다.


그녀는 식물들의 속삭임을 듣는 것일까?

식물과소통으로 식물을 잘 관리하여 초록 잎사귀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예쁜 화분을 전달한다.

식물을 손질하고 관리하는 일은 우아하기도 하지만 많은 체력과 에너지가 소모되는 일이다.


뒷모습만 봐서는 40대 여성임을 전혀 알 수 없는 나의 친구는 마치 아이돌과 같은 여리한 체구의 소유자다.


하지만 가느다란 팔은 아주 단단하다 못해 딴딴하다.

가끔 그녀를 볼 때면 '어디서 저런 단단한 에너지가 나올까?' 하는 의문이 든다.


오랜 시간 함께 해온 그녀는 언제나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다. 저질 체력을 핑계로 금방 지쳐 힘든 일은 오래 버티지 못하는 나와는 달리 그녀는 깡으로 정신력으로 버티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그녀의 주변은  늘 깔끔하게 정리정돈 되어 빛이나고 그녀의 곁에서는 늘 향기가 난다. 


하지만 때로는 체력적으로 지치지는 않는지 걱정되기도 한다. 가끔은 힘들면 투덜대기라도 하기를 바란다.


한 때 아기자기 한 소품이나 옷 등을 쇼핑하기 좋아하는 그녀는 요즘은 바쁜 시간으로 그럴 여유조차 없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식물 하나하나의 작은 변화를 살피고 발견하는 그녀의 모습에서 파릇한 생명체를 돌보며 받는 작은 위안도 있는 듯 보인다.


식물에 대해 1도 모르는 내가 감탄사를 내뱉으며 이 많은 걸 어찌 관리하냐는 말에 요목조목 설명해 주는 그녀다. 힘든 일이라고 말하지만 식물에 대한 설명을 할 때 그녀의 눈은 반짝이고 목소리에는 힘이 느껴졌다.


우리의 전공을 살린 기존의 업을 계속했었더라면 승승장구했을 그녀지만 조용히 숨 쉬고 우리를 바라봐주는 작고 소중한 식물들을 돌보는 일이 어쩌면 그녀의 마음을 좀 더 보듬어 주는지도 모르겠다.


때로는 지친 마음을 사람을 통해 달래기보다는 동ㆍ식물들과의 정서적 교감으로 해소하는 것이 이로울 때가 있다.


내가 글을 쓰며 내 마음을 달래듯 그녀는 생명체와 교감하며 그녀의 마음을 언제나 돌보는지도......

 

그녀는 한해 한해 지날수록 우아함도 늘어간다. 꽃과 푸른 잎사귀와 함께 해서일까? 식물과 잘 어울리고 때로는 반전 매력을 뿜어내며 친구들에게 큰 웃음을 주었던 그녀이기에 나는 앞으로도 그녀가 자신의 일을 멋지게 해낼 것 같다.


친구들과 만나며 잊고 지냈던 이야기를 하며 웃음을 보이는 그녀가 초록잎사귀의 친구들과 잘 지내는 것도 좋지만 자신의 체력도 잘 돌보기를 바란다.


언제나 파릇파릇하고 초록빛깔로 생명력을 뿜어내는 친구들과 미소 지으며 지내길 바란다.

우리 웃으며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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