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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불댕 Jan 04. 2021

세 번째 촏: 익명

초 단편 시리즈

  과장님 퇴근 안 하세요?

  검정 외투를 몸에 걸치며 인영이 물었다. 가야죠, 먼저 들어가세요. 내일 봅시다. 현규는 모니터에 시선을 떼지 않고 형식적인 인사를 하였다. 그때 그의 휴대폰 벨이 울렸다.

  모르는 번호로 걸려온 전화는 좀처럼 받지 않는 그였지만 퇴근 무렵 걸려온 전화를 무시하려니 영 기분이 내키지 않았다. 여보세요? 귀찮다는 듯 대충 응답을 했다.


  너.. 내가 가만두지 않을 거야. 네가 그런 짓을 하고도 편하게 살 수 있을 것 같아? 너 조심해라. 내가 넌 꼭 죽여버릴 거야. 전화를 받자마자 웬 젊은 남자의 목소리가 미리 준비하고 있었던 것처럼 쉴 새 없이 분노를 쏟아내었다. 그는 울고 있었다.

  ... 뭐야 당신 누구야? 요동치는 심장이 느껴졌다. 짧은 순간에 과거를 돌아보기에 이르렀다.  잘못했지? 순간 남자는 규의 물음에 답하지 않고 남은 화를 터뜨렸다.  정철우  개새끼야! 네가 나한테 어떻게 그럴  있냐!! 네가 어떻게... 나를... 남자가 흐느꼈다.


뭐? 정철우가 누군데? 전화 잘못 거신 것 같은데요?

...네? 철우 휴대폰 아니에요?

갑자기 그의 목소리가 어린아이처럼 변했다.




about <촏>

글쓰기 앱 <씀: 일상적 글쓰기>에 매일 업로드되는 글감을 주제로, 글쓰기 훈련용으로 쓴 초 단편 소설 시리즈입니다. <씀>의 서비스가 거의 방치 상태이다 보니 작성 글 백업 겸 틈틈이 정리해 브런치에 공개합니다.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주세요.


※ 각각의 <촏> 에피소드는 별개의 내용이며 한 편으로 끝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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