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여행 다닐 때 주의
해외여행 다니는 횟수가 많아지다 보면 각종 사기나 범죄에 노출되는 확률이 높고, 아무리 조심해도 번번이 당하게 된다. 이제는 내공이 생겨 이전보다는 당할 확률이 많이 낮아졌지만 그래도 순식간에 벌어지는 일! 아래는 내가 직접 당해본 사례들이다. 우선 가장 당하기 쉬운 것이 택시사기인데 여러 유형이 있고 골고루 겪어 보았다.
1. 아르헨티나 : 돈 바꿔치기
부에노스 아이레스 공항에 밤 12시 도착해서, 버스는 없고 택시를 타야만 했다. 정상적으로 공항 택시를 이용했어야 하는데 순번 기다리다 짜증 나서(30분 이상 대기) 접근해 오는 기사(당시 뭔가 정식 기사라는 표찰을 보여줬으나 가짜인 듯) 협상하고 따라갔다.
택시 타고 가는 도중 나에 대한 사전 정보를 파악하기 위해 몇 가지 질문들 한다. 아르헨티나에 와봤냐? 어디 가냐? 등등.. 즉 사기 칠만한지 수준을 떠보는 거다. 목적지 도착해서 협상된 금액인 450페소(당시 환율기준 36,000원)를 100페소짜리 5장으로 지불했는데 갑자기 뭐라 하면서 10페소짜리 5장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즉 내가 500페소 대신 50페소를 줬다는 의미!
나는 아르헨티나에 처음 가본 데다가 공항 ATM에서 돈을 처음 인출 했기에 아르헨티나 페소에 대해서 어리바리한 상태이다. 혼자서 밤에 택시 타고 긴장하고 있는데 기사가 돈을 덜 받았다고 하니 순간 당황하면서 10페소짜리 5장을 잘 못줬나 착각에 빠진다. 이에 미안하다고까지 하면서 다시 100페소 4장을 더 줬다.
내리고 잠시 뒤 생각해 보니 나는 10페소짜리를 인출한 적도 없다. 즉 100P 9장, 요금을 2배 더 준 사실 깨닫게 된다. 초반 아르헨티나에 대한 기분을 망치게 된다. 즉 돈의 크기보다, 도착하자마자 당하니 더욱 기분 나빠졌고, 아르헨티나 떠날 때까지 그 생각이 맴돌았다.
과거 한국에서도 이렇게 공항택시가 처음 방문한 외국인 상대로 사기 치는 경우가 있었는데, 그 기분이 상상이 간다.
2. 이집트 : 말 바꾸기
일행이 4명이었는데 카이로에 밤 2시 도착해서 택시 타고 사전에 금액 200파운드(당시 환율, 약 13,000원) 협의(사전 조사로 당시 시세가 150파운드라는 것은 알았으나 심야이고, 일행이 4명이니 좀 더 생각해 줬던 것)하고 탑승, 도착하였고, 약속대로 200파운드 를 주니 갸우뚱, 800파운드를 달라고 한다.
자기는 1인당 200파운드 얘기한 거다. 흔히 쓰는 수법인데, 확실히 확인 안 한 나도 잘못! 그리고 여기서 그 기사와 싸워본들 여기는 적지! 그럼에도 800파운드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금액이라 결국 400파운드 지불로 협상 완료~ 역시 도착하자마자 기분이 망친다.
알고 보니 카이로 택시기사가 유명하고, 잠깐의 방심에 당한다. 또한 작정을 하고 달려드는 그들에게 싸워서 이겼다고 좋아할 문제가 아니다, 자칫 더 큰 화를 당할 수 있기에 적당히 협의하고 빠져나오는 것이 최선이다.
3. 베트남 : 밑 장 빼기
베트남 호찌민 공항도 택시 기사들의 밑장 빼기가 유명하다. 베트남돈 단위가 커서 외국인들은 헷갈려하니 대신 계산해 주겠다고 돈뭉치 받아서 아랫부분 고액권 밑장을 빼낸다. 이번에는 사전에 알아서 기사가 내 지갑 가져가려고 할 때 뿌리치고 막을 수 있었다.
4. 핀란드 : 미터기 조작
택시 사기는 선진국에서도 일어난다. 북유럽 핀란드 헬싱키에서 에스토니아 탈린 가는 배를 타기 위해 항구에 갔다. 그런데 국제선 항구가 2개 있다는 것을 도착하고서야 알았다. 배 출항 시간은 다가오는데, 원래 출발 장소까지 거리가 4Km, 그리 멀어 보이지 않아서 북유럽 물가 비싼 거 알면서도 택시를 탄다.
타보니 일반적인 미터기가 아니라 핸드폰에 설치된 앱 형태의 미터기를 사용한다. 그런데 요금 올라가는 속도가 엄청나다. 거리가 4Km에 불과하니 얼마나 나오겠어? 생각했는데 장난이 아니다. 요금이 올라갈 때마다 가슴이 덜컹 거린다. 결국 15분 거리에 50유로(약 7만 원)를 지불했고, 이 요금은 헬싱키 – 탈린 국제선 요금(35유로) 보다도 더욱 비쌌다.
‘선진국답게 비싸게 사기 친다.’
그리고 다른 사례들도 소개해본다.
5. 태국 : 약물
첫 해외여행은 태국, 게이와 여자를 잘 구분 못하는 상태인데 클럽에서 웬 여자(?)가 먼저 전화번호 쪽지를 준다.(2000년도, 스마트폰 없던 시절) 오~ 별일이? 좋아서 다음날 연락! 식사 후 술 한잔 하는데 뭔가 이상하다.
본인이 잘 나가는 현지인이라는 것을 과시하기 위함인지, 먼저 보여달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본인이 살아가는 모습, 럭셔리한 모습들 사진을 보여준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나 좀 살아~”
하면서 안심시키기 위한 전형적인 사기 수법이었다. 중간 화장실 가다가 뒤 돌아보았는데 맥주병에다 뭔가 넣는 모습을 그대로 목격! 운이 좋았다. 해외여행 시 절대 내 잔이나 병을 두고 자리 비우면 안 된다.
6. 튀르키예 : 삐끼
이스탄불의 한식당에서 거나하게 먹고 중심지 탁심광장 지나가고 있었다. 좀 마셨겠다 음악이 나오는 클럽 없을까 두리번거리고 있었는데 현지인 남자가 지나가며 먼저 길을 묻는다.
“나 그리스에서 왔는데 혹시 너 Gima 클럽 알아?”
“아니, 몰라. 거기 좋은 데야?
”거기 진짜 끝내줘, 내가 찾는 중인데 같이 가자! “
그간 많이 겪어봐서 여행지에서 먼저 접근하는 사람은 의심하는 버릇이 있다. 그러나 한 잔 마신 데다 같은 관광객이고, 좋은 클럽을 찾는 중이라고 하니 솔깃했고, 함께 따라나선다.
지하 술집으로 들어가는데 분위기가 이상하다. 사람이 거의 없고, 몇 여자 종업원이 반긴다.
“여기가 분위기 좋다는 클럽 맞아?”
“응 맞아, 조금만 기다려봐, 일단 맥주 하나씩 시키자”
바로 나가기 뭐해서 일단 맥주 하나 시키고 자리 앉는데, 이 남자 행동이 이상하다. 바로 여 종업원 옆에 앉히고 맥주 시켜주고 놀기 시작한다. 잠시 있다가 이상한 생각이 들어서 간다고 하니 계산서 들이민다. 10분 만에 200$, ‘아~ 당했구나’
그러나 나는 혼자, 괜히 싸우다가 더 큰 화를 당할 수 있다. 현금이 없어 카드로 계산한다고 하니 켕기는 것이 있는지 현금만 달라고 한다. ATM 가서 찾아오라고 하며 웨이터가 동행한다. 막상 밖으로 나오니 주변 사람들 의식하고 웨이터 태도가 달라진다. 다행히 그렇게 상황 종료 되었다.
7. 에티오피아 : 길거리 강탈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는 길거리 치안이 좋지 않기로 유명해서 조심했지만 동행자가 당했다. 동행자는 처음 해외여행 하는지라 크로스백과 카메라 가방을 몸에 주렁주렁 여러 개 달고 다니다가 결국 강탈범들의 목표가 된다. 그 지인만 한 20분 따라다니다가 결국 순식간에~
우리 일행은 4명이었지만 자꾸 우리 주변에 접근하여(특히 그 짐 많은 친구), 팔지도 않을 책이나 물건을 사라고 하면서 정신을 흩트려 놓는다. 그러다가 정도가 심한 행동(팔을 잡는다거나~)을 일부러 해서, 짜증을 유발하고, 화를 내는 순간 순식간에 핸드폰이나 가방을 낚아채간다. 흥분한 상태에서는 몸에 무언가 변화가 생겨도 잘 모르니, 그 상황을 만들어 훔쳐가는 것이다. 당해보면, 아니 당해봐야 안다. 순식간이다.
이렇게 여러 가지 상황을 겪다 보니 여행 시 몇 가지 원칙이 생긴다.
1. 먼저 다가오는 사람 조심
2. 몸에 걸치지 말자, 목표가 된다.
3. 공항에서는 공식 택시 또는 우버 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