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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불드로 Mar 01. 2024

105개국 가보고 느낀 소감

뭐 달라지는 거 있을까?

많은 여행 했다고 하니 사람들이 궁금해한다. 


“기분이 어때? 뭐 달라지는 거 있어?”     


2,000년도에 친구 따라서 태국 방콕을 처음 가면서 시작되었던 나의 해외여행, 이제 20여 년이 지나서 어느덧 105개국을 가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세계여행을 하고 나서 어떤 것을 느끼게 되었는지 또는 변화되었는지 통찰해본다.      


1. 소감 : 뭐가 달라져?      


혹자는 세계여행 하고 나면 인생의 전환점이 되지 않을까? 이런 기대감으로 대책 없이 떠나는 경우도 더러 있는데 나의 경우 별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또한 다른 여행자들 소감도 찾아보았는데 대부분 같은 의견이다. 즉 인생에 대단한 깨달음을 얻었거나 이런 건 아니라는 얘기다. 하지만 그렇게 다니면서 만들어진 수많은 추억은 한가득 남아서 인생을 풍요롭게 만든다. 예를 들어 뉴스나 드라마에서 어떤 나라가 나오면, 아~ 저기 가보았었지, 그때 어떤 추억이 있었지~들이 자동으로 연상된다. 추억 저장소 용량이 몇 배는 늘어났다고나 할까. 또한 여러 나라들을 직접 돌아다니면서 실상을 들여다보니 각 나라의 현실에 대해서 좀 더 알게 되고, 세상에 대한 궁금증이 많이 해소가 된다.     

 

예를 들어 

“아프리카는 세렝게티 초원은 어떤 곳일까?” 

“중남미 베네수엘라가 위험하다는데 사실이야?”

“북유럽은 정말 복지국가, 살기 좋은 걸까?” 

“어느 나라가 살기 좋고 은퇴이민으로 적당할까?”

“이태리에 미남이 많고, 우크라이나에 미녀가 실제로 많을까?”     


2. 어떤 나라가 좋아?     


여러 나라들을 돌아다녀보니 어떤 나라는 한 번이면 족하고, 어떤 나라는 다시 한번 가고 싶고, 심지어 계속 살고 싶은 나라도 있다. 각자 기호에 따라 다르겠지만 나의 경우 좋아하는, 현지에서 살고 싶은 나라는 콜롬비아다. 1년 내내 따뜻한 최적의 날씨, 저렴한 물가, 남미에서는 그래도 안정적인 치안 및 의료체계, 무엇보다 나와 맞는 정열적인 콜롬비아 사람들.       


[콜롬비아 메데진, 영원한 봄의 도시, 1년 내내 25-30도]         


반면 다시 가고 싶지 않았던 나라는 음주가무 및 자유가 제한된 이슬람 국가들이다. 그중에서도 사우디아라비아, 관광 비자 만드는데만 20만 원 들어갔는데 관광 꺼리는 물론 별다른 놀이 문화도 없다. 2017년이 되어서야 영화 상영 허용 했다고 하니 어떤 상황일지 짐작이 간다. 더군다나 뜨거워서 밖에 돌아다니기 힘들다. 그러면서 술이 완전히 금지되니(율법이 아주 엄격해서 사우디 영공을 지나가는 비행기 안에서도 금주) ‘나라 전체가 창살 없는 수도원인가?’ 그러나 이런 나라들 또한 가보았기에 상대적으로 다른 나라들이 좋아지는 대비점이 된다. 만약 인생이 노잼이라면 사우디아라비아 가보기 권장한다. 돌아와서 소소한 행복 느낄 수 있다.         

3. 행복감(깨달음)      


세계여행을 하면 할수록 한국이 참 살기 좋은 나라이고 ‘나는 정말 행복한 사람이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게 된다. 일단 한국이 치안 좋지, 빠른 일처리로 생활 편리하지, 어디에나 24시간 편의점이나 식당들이 널려있지, 대중교통 아주 잘되어있지, 저렴하고 질 좋은 의료서비스 지원되지, 등등 종합적으로 본다면 한국만큼 살기 좋은 나라 찾기 어려울 정도다. 반면 좋지 않은 부분도 있는데 그건 다른 장에서 언급하겠다.      


[방글라데시 다카, 항구]         


개도국 인도, 방글라데시, 아프리카 등지에서 일반 서민들 생활 보면 눈에 습기가 차면서 이렇게 여행 다닐 수 있음에 감사함 느끼게 된다.  또한 선진국인 미국이나 유럽권 사람들 생활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대다수 일반 서민들 삶은 그리 좋아 보이지 않고, 오히려 불쌍해 보인다는 생각마저 든다. 예를 들어 북유럽 복지 국가라 불리는 덴마크나 스웨덴 이런 나라들 살펴보면 임금이 그렇게 확 높은 것도 아닌데 많은 세금, 고 물가에 일반 서민들 실질적인 삶의 수준은 한국 대비 좋아 보이지 않는다. 겨울은 길고 춥고, 계속 밤이 유지되기에 기후적으로도 참 살기 힘든 동네라는 의견이다. 그래서 우울증으로 자살률이 높아질까 봐 이쪽 국가들 주세가 높아 술 가격이 비싸고 판매도 제한된다.      


참고로 세계여행 가는 나라 목표 숫자가 올라갈수록 난이도가 점점 올라간다. 예를 들어 40-50개 정도까지는 안전하고 편하게 갈 수 있는 나라들 위주로 다닐 수 있지만 60-70개 수준을 가려면 점점 생소한 나라들 가야 된다. 80-90개 수준부터는 아주 위험한 나라들, 예를 들어 중남미의 엘살바도르, 베네수엘라 같은 나라들 포함되기 시작하고 그 이상 넘어가면 카리브해의 작은 섬나라들 예를 들어 과들루프, 바베이도스 같은 나라들이 포함된다. 130개 수준이 넘어가면, 최상위 난이도인 중앙아프리카 나라들, 말리, 니제르, 차드, 콩고 같은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면서도 위험한 곳들을 가야 달성된다. 예를 들어 감비아 가려면 세네갈에서 비자 만들어야 되고, 때로는 고생스럽게 육로 이동해야 되고 등등 이후 가는 나라마다 다 이런 식이다.      


그럼에도 기회가 된다면 인생 깨달음의 폭이 넓어지는 세계여행을 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행복은 상대적인데 그 비교 대상이 될 수 있는 ‘상대’를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 쿠웨이트에서 50도 사우나 경험 했기에 한국 여름이 시원하게 느껴지고,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에 가서 개고생 했기에 지금 더욱 행복감을 느낀다. 장기 세계여행 떠나기가 쉽지는 않아 당장은 못하더라도 그것을 목표로 인생 계획을 짜고 차곡차곡 준비하다 보면 언젠가는 꼭 갈 수 있고, 준비하는 기대감에 인생이 즐거워진다. 나의 경우 10여 년 전부터 장기 세계여행을 가야겠다고 다짐하면서 그간 언어 학습, 비용 마련을 하면서 준비하는 즐거움을 쌓아오다가 마침내 출발하게 되었다. 주변의 수많은 얽힘과 반대를 무릅쓰고 떠났고, 결국 105개국, 1차 목표 달성 했기에 뿌듯하다. 돌아온 지금은 자아실현에 대한 행복감으로 인생의 감정이 풍요로워졌기에 더욱 즐겁게 사는 원동력이 된다.    

  

앞으로도 여행은 계속될 텐데 다음 예정 여행지들은 화제가 되었던 수리남을 비롯하여 캐러비안 지역의 작은 섬나라들, 이후에는 남극과 북극 그리고 오세아니아, 서아프리카 등지로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그러다 보면 60세 즈음하여 200개 국가를 전부 다 가볼 날이 오게 되리라.      


[남극, 불드로를 기다리는 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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