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ut of sight 46

by Bullee

그녀가 있던 자리에는 민혁이 서 있었다. 그의 시선은 날아간 간병인에게 가 있었다.


「민희에게 손대지 말랬잖아요.」


말투는 차분했지만 표정과 얼굴에는 화가 깃들어 있었다. 그는 민희 쪽으로 다가오더니 그녀의 얼굴에 난 상처를 봤다. 그리고는 갑자기 날아간 간병인 쪽으로 달려갔다. 그리곤 쓰러져 있는 간병인을 발로 짓밟았다. 그는 마치 징그러운 벌레를 밟아 죽이는 것처럼 그녀를 계속 밟았다. 그녀의 비명이 지하실을 가득 채웠지만 점차 소리는 잦아들었고 둔탁한 소리만 났다. 한참 시간이 흐른 뒤 민혁은 멈췄다. 민혁이 밟고 있는 그곳에는 더 이상 생명의 숨은 남아있지 않았다. 민혁은 민희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민혁의 얼굴은 피와 땀으로 범벅이되 마치 붉은 가면을 쓰고 있는 듯했다.


「그 누구도 너를 아프게 하게 놔두진 않을 거야」

민혁은 마치 칭찬을 바라는 아이처럼 민희를 보면서 웃고 있었다.

민희는 그런 민혁의 모습에 소름이 돋았다. 민혁은 민희에게 다가왔다.


「감히 나에게 소중한 너에게 상처를 내다니. 다른 건 참아도 그것 만큼은 못 참지」

민혁은 민희의 상처 난 빰을 어루만졌다.

민희는 그런 민혁의 손을 뿌리쳤다.


「살인자! 손 치워! 너네 문제는 너네끼리 알아서 해. 너네랑 엮이고 싶지 않으니까 」


「아까부터 얘기하잖아. 널 위해서 모든 걸 한다고. 이게 다 널 위한 거야. 너 때문인 거라고」


「내가 부탁한 적 없어. 난 미친놈이랑 엮이고 싶지 않다니까!」


「왜 그래. 나한테는 너밖에 없어.」


「난 너 같은 놈 몰라 모른다고.」


「아직도 기억이 안 나는 거야? 괜찮아. 아무래도 시간이 좀 더 필요하겠지. 난 기다릴 수 있어.」


「아니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기억이 안 날 거야 아마. 넌 내게 그런 존재밖에 안 되니까」


「아니야. 아닐 거야. 나에게는 너밖에 없어. 너도 그런 거잖아. 우린 서로에게 그런 존재잖아?」


「아니. 넌 나에게 아무 의미 없어. 그게 진실이야.」

민희는 화가 나다 못해 그녀 안에 있는 검은 어둠이 그녀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아니야. 아닐 거야. 나한테 왜 그래. 나 너무 아파」

민혁은 자신의 가슴을 쥐어뜯었다.


「너에게 난 소중한 존재라고 했지? 그럼 잘 봐!」

민희는 민혁의 모습을 보고 의자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자신의 앞에 있던 칼을 주워 들었다.


「그래. 차라리 날 죽여줘. 너에게 아무 의미 없는 존재라면 지금 시간을 끝내줘」

민혁은 칼을 주워 든 민희에게 애원하듯이 빌었다.


「널 죽여달라고? 멈춰 달라고? 왜? 왜 내가 너의 고통을 멈춰줘야지? 그렇게 쉽게 살면 안 되지」

민희는 칼로 자신의 팔을 그었다. 그녀의 팔에서는 붉은 피가 흘렀다.


「안돼! 그러지 마!」

민혁은 민희가 자해를 하는 모습을 보며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민희는 아랑곳하지 않고 팔을 한번 더 그었다. 민희의 팔에 십자로 난 상처에서 피가 흘렀다.


「내가 잘못했어. 그러지 마요. 아프잖아요.」


「맞아. 좀 아프네. 아 그렇지. 내가 아프면 너도 아프다고 했지?」

민희는 이번에는 자신의 어깨를 찔렀다. 민희는 자신도 모르게 신음소리를 냈다. 그러지 민혁이 달려들어 민희의 칼을 뺏으려고 했다. 그러자 민희는 칼을 자신의 목에 댔다.


「가까이 오지 마. 그냥 바로 끝낼 거야.」

민혁은 물러났지만 애원하는 눈빛으로 울고 있었다.


「그만해요. 그냥 날 찔러요. 그럼 모든 게 끝나잖아요.」


「그냥 끝내면 네가 너무 편하잖아. 그렇게는 안되지. 미친놈에게는 미친년이 약이지」

민희는 목에 서 칼을 떼지 않고 민혁을 몰아붙였다. 그러자 민혁이 갑자기 머리를 바닥에 찧었다. 너무나 세게 찧어서 그의 이마에서 피가 났다. 한번, 두 번, 그는 계속 머리를 찧었다.


「그만해요. 나 너무 괴로워」

말을 하고 민혁은 바닥에 쓰러졌다.

그런 민혁을 놔둔 채 민희는 지하실 밖으로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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