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키지여행의 장점

여행의 즐거움과 인연의 즐거움을 동시에

by Bullee

지난달 북유럽을 다녀왔다. 북유럽의 어마 무시한 물가를 고려하여 이번에는 패키지여행을 선택했다.

사실 우리 부부는 종종 패키지여행을 통해 여행을 다녀온다. 특히나 부모님을 모시고 가는 여행은 무조건 패키지를 통해 다녀온다. 그리고 스페인 일주 같이 거리가 긴 동선에는 무조건 패키지를 통해 간다. 물론 기차가 잘 되어 있는 이탈리아는 자유여행을 다녀왔지만, 박물관이나 미술관은 해설을 위해 꼭 현지 투어를 이용한다. 하지만 패키지를 이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가성비와 편의성 아니겠는가?

이번 북유럽을 패키지로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가성비이다. 게다가 원래는 10월에 가려고 했는데 북유럽을 10월에 가면 눈 때문에 못 가는 곳이 생긴다고 해서 몰디브에 다녀온 지 안됐지만, 고민 중에 긴급모객이 떠 비슷한 가격으로 성수기에 갈 수 있어 급하게 결정해서 떠났다.

상품 하나로 주요한 관광지를 꽉꽉 채울 수 있는 스케줄, 관광지 간 편히 이동시켜주는 버스, 안정하게 인솔해주는 가이드 이런 게 패지지의 장점이다. 하지만 패키지가 편하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꽉꽉 채운 스케줄 덕분에 아침 일찍 일어나고 숙소에 늦게 들어가고, 긴 거리를 버스를 타고 이동해야하기에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다. 게다가 숙소와 식사는 패키지 가격에 비례하기에 그런 점은 감안해야 한다. 낯을 가리는 우리 부부에게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여행을 다니는 건 꽤 어려운 일이다. 몰디브 자유 여행은 날 채우고 온 느낌이라면 북유럽 패키지여행은 날 소모하고 온 느낌이다. 체력적으로 힘든 여행이었다.

북유럽에서는 안경을 한 번도 닦지 않았다. 그만큼 미세먼지가 없어 공기가 좋았다. 뭉크의 작품을 실제로 봐서 좋았고, 거대한 피오르드와 멋진 폭포 그리고 푸른빛 빙하 등 자연풍경도 내가 기대했던 것만큼 좋았다. 다만 아쉬웠던 건 음식이었다. 아직 코로나 팬더믹의 여파 때문인지 방문한 식당들의 음식이 그다지 좋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여행이 좋았던 이유는 바로 같이 여행을 한 사람들 덕분이다. 가족, 부부, 혼자 오신 분 등 다양한 연령대가 함께 했던 이번 패키지는 분위기를 주도해주시는 분들 덕분에 다들 처음 만났는데도 불구하고 빨리 친해졌다. 덕분에 낯을 가리는 우리 부부도 일행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었다. 가족끼리 온 분들 중 아이들 빼고는 우리가 부부로는 제일 막내였기에 그리고 어르신들 특유의 궁금한 걸 바로 물어보시며 다들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다. 이번 패키지가 특별했던 이유는 이런 경험이 처음이었다는 거다. 그동안 패키지여행을 가도 둘이서만 놀고 다른 분들과는 낯을 가렸지만 이번 여행에서만큼은 우리를 다 내보이면서 그분들과 많은 이야기를 했다는 점이다. 가끔 부모님이 패키지여행에서 친구를 사귀었다고 하셨는데 그동안은 이해가 안 됐던 일들을 격으니 이런 인연도 꽤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오랜 만난 친구나 직장 동료만큼 깊지는 않겠지만 이런 인연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좋았던 일행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모든 게 다 좋을 수는 없는 법 아닌가? 패키지는 작은

사회랑 같다. 리더가 있고 호응해주는 대중이 있고, 부적응자가 있기 마련이다. 그 사회에 적응하는지 여부는 자신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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