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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범지니 Aug 14. 2024

언어를 다루는 뇌와 인공지능

인공지능과 뇌는 언어를 완벽에 가깝게 구사하고 이해할 수 있다.

수영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자.

사람은 팔과 다리를 이용해서 수영을 하지만, 돌고래는 지느러미와 꼬리를 이용해서 수영을 한다. 생물마다 물을 박차고 앞으로 나가는 수영이라는 목적을 달성하는 방법은 다르다. 수영은 많은 생명체와 무생물이 할 수 있을 정도로 익힐 수 있는 능력이다. 강아지도 수영을 할 수 있고, 선박도 모터의 힘으로 수영을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수영을 할 수 있다는 점은 크게 흥미롭지 않다. 반면에 언어를 할 수 있다는 점은 흥미롭다. 언어는 복잡도가 남다르다. 언어를 구사하기 위해서는 [1] 언어로 추상화된 개념 (비트겐슈타인 시즌1: 논리 철학 논고)와 [2] 상황에 대한 이해 (비트겐슈타인 시즌2 : 철학적 탐구)를 토대로 의미 있는 심벌(symbol)을 적어 나가야 한다.



인간의 전두엽은 언어를 다룰 수 있도록 진화되었고, 충분한 학습을 통해서 언어를 구사할 수 있다. 그러나 동물들은 언어를 구사하지 못한다. 물론 돌고래와 같은 친구들은 자기들만의 언어로 대화를 하지만, 그들이 일반적으로 사람의 언어 수준의 복잡도를 가지진 않는다. 흥미로운 점은 인간이 언어를 완벽하게 구사하는 무생물, 생성형 AI를 만들었다는 점이다. 그러나 기계의 작동 방식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 수영에 대해서 돌고래와 사람이 수영하는 방식을 이해할 수 있는 것과 다르게, 인공지능이 언어를 구사하는 방식은 이해할 수 없다. 물론 우리의 뇌도 작동원리를 제대로 알지 못하기에, 많은 가설과 해석이 있을 뿐이다.


연구자들의 바람은 복잡한 사람의 뇌와 복잡한 인공지능 모델의 대조를 통해서 두 대상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것이다. 두 엔진 (사람의 뇌와 인공지능)이 둘 다 복잡하기에 각각을 설명할 수는 없지만, 대조를 통해서는 일부 설명할 수 있다는 점은 흥미롭다. 대조의 예를 수영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돌고래의 지느러미는 물고기의 그것과 닮았고, 오리발과도 닮았다. 유사하게 롯데타워의 생김새를 말할 때도, 핀셋의 굴곡을 닮았다고 설명하면 대략적인 형상이 그려진다. 


태양 아래 새로운 것은 없듯이 자연의 모든 것들은 서로를 모방하고 닮아나간다.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 진화하고 발전하기 위해서 시도하는 많은 것들은 서로 유사성과 차별성을 가지고 있다. 인공지능 기술은 사람의 배움을 모방하여 많은 기술을 배울 수 있었다.


인공지능이 배우려는 의지가 있던 것은 아니지만 (AI 연구자 혹은 개발자들이 시켜서 학습한 거지만), 지속적인 학습으로 많은 것을 이뤘다. 어쩌면 이제는 사람이 인공지능의 학습방식을 차용해서 배워야 하는 시대가 오는 것도 같다. 인공지능은 다양한 방식으로 문제를 풀기 위해서 학습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새로운 학습법과 지식이 발견되기도 한다. 만일 인공지능이 언어를 구사하는데 인간보다 더 뛰어나다면, 인간의 뇌는 인공지능의 연산 패턴을 모방하여 뇌를 발달시켜야 할지도 모른다.




언어를 구사하는 서로 다른 기계에 대해서, 가장 우려하는 시선은 인간의 지능 영역이 침범당하는 것이다. 유일무이했던 인간의 뇌에 대해서, 동일한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인공지능 도구가 나타났고, 인간은 자신의 영역이 침범당하는 기분을 느낀다.


나는 이러한 감정적인 해석보다는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꿈꾸는 해석을 선호한다. 서로 다른 방식으로 진화한 두 도구는 각자의 장점을 가지고 있기에 서로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 언어는 공통적이다. 인간과 인공지능은 언어라는 통로를 통해서 대화할 수 있고, 더 원활한 문제 해결을 위해서 대화할 수 있다. 그 결과, 인간이 혼자서 풀지 못했던 문제들은 인공지능의 도움으로 같이, 하나씩, 해결되어 간다.


"언어를 다루는 두 기계라는 용어"는 세상이 바뀌었다는 것을 실감하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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