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기획자의 노트(5)_밀레니얼-Z세대 트렌드 2022
올마이키즈 상임이사로 활동할 때 Z세대 활동가와 함께 일한 경험이 있다. 그때 나름 애쓴다고 애썼지만, 돌이켜 생각하면 부끄럽기 그지없다. 그뒤 Z세대를 이해하려고 MZ세대가 즐겨듣는 팟캐스트나 유튜브 채널을 구독하거나 이러저런 책을 읽곤 했다. 이번에 읽은 <밀레니얼-Z세대 트렌드 2022>도 이 같은 관심을 갖다보니 도서관 반납서가에서 우연히 만난 책이다.
MZ세대에 대한 관심이 생긴 계기가 젊은 활동가와 부끄러운 협업 경험이다보니, 가장 관심이 가고 느낀 게 많은 부분은 "직원 경험이 곧 브랜딩이 되다 : EX(Exployee experience) 시대 -MZ세대를 사로잡는 HR전략"이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리버스 멘토링이었다. 이는 "선배가 후배를 가르치는 멘토링의 반대 개념으로, 저연차 사원이나 대리가 선배나 고위 경영진의 멘토가 되는 것"을 의미한다. 성공사례로 비싸고 촌스러운 브랜드로 젊은 고객이 외면했던 명품 브랜드 구찌가 MZ세대가 선호하는 힙한 명품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성공 배경에 고객 니즈 파악을 위해 20~30대 직원들의 의견을 경청한 노력을 들고 있다. MZ세대 고객과 직원의 니즈를 파악하기 위해 국내 기업들도 이를 도입해서 실효를 거두고 있다니 NGO에서도 적극 도입할만하다.
신입이나 경력 등 새로 입사한 직원이 조직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업무에 필요한 정보나 기술 등을 교육하는 과정인 '온보딩 프로그램'도 언제든지 이직과 퇴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MZ세대에게 중요하다. 많은 기업이 새 입사자에게 웰컴 키트를 제공한다. NGO에서 새 후원회원에게 웰컴 키트를 제공하는 경우는 많아지고 있지만, 새 입사자에게 웰컴 키트를 제공하는 사례를 듣지 못했다.
밀레니얼 연구를 진행하기도 한 진저티프로젝트는 신입 활동가에게 엄청난 친절한 온보딩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떠나는 활동가와도 인터뷰한다고 한다. 규모에 상관없이 이처럼 온보딩 프로그램, 웰컴 키트, 퇴직자 인터뷰를 도입하면 좋겠다. 실제 해보니 늘 일손이 딸리는 NGO에서 이 같은 시도가 쉽지 않다는 걸 실감했다.
몰입을 높이기 위해서는 지속적이고 주기적인 경험을 설계해야 한다는 제안도 마음에 와닿았다. 능력 발휘와 성장 욕구가 높은 Z세대에게 이를 위한 경험이 지속적, 주기적으로 제공되어야 한다. 책을 펴낸 대학내일의 누구든 당장 써먹을 수 있는 업무 스킬과 지식을 나누는 <당써먹 스터디>는 참신하다. 이처럼 디지털 네이트브인 Z세대 활동가에게 '꼰대' 활동가를 가르칠 기회를 제공해보면 좋겠다.
기업과 조직의 문화가 MZ세대 구성원이 계속 일하고 싶은 회사를 만들기 위한 전제 조건이라고 한다.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인 와디즈의 기업 철학은 '올바른 생각이 신뢰를 바탕으로 성장하는 세상을 만든다'이다. 이 같은 철학을 바탕으로 와디즈는 직원을 '진국이'(진솔한 사람)이라 부르고, 진솔함이 채용 기준이라고 한다. '진국이가 일하는 법' 10가지는 와디즈가 지향하는 가치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10가지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10번째 내 일을 물려줄 방법을 찾는다는 항목이다. 이런 진실함을 가지고 일한다면 다른 항목을 저절로 잘 지킬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NGO마다 이런 문서를 만드는 것도 좋겠다.
1. why 없이 일하지 않는다.
2. 우선순위를 가지고 일하고, 맡은 일은 완결성 있게 끝낸다.
3. 모르겠으면 누구한테라도 물어본다.
4. 있는 그대로 잘 듣고 필요를 정확히 파악한다.
5. 다른 사람이 시키지 않은 숙제를 많이 만든다.
6. 뒤에서 비방하지 않고 건설적으로 의견을 제안한다.
7. 겁나면 보고하고, 겁나지 않으면 결정한다.
8. 모든 것으로부터 항상 배운다.
9. 잘 일하기 위해 잘 쉰다.
10. 내 일을 물려줄 방법을 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