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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나는 아빠가 나를 안사랑하는거 같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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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물고기
Jul 14. 2022
"아빠, 나는 아빠가 나를 안사랑하는거 같았어요."
아이가 닮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 몇 있다.
물론 대부분은 나를 닮았으면 하는데-
몇몇에 있어서는 나보단 아내를 닮았으면 한다.
그중 하나가 정리를 하는 습관이다.
난 정리를 잘하지 않는다.
아이도 나와 같다.
아이는 나의 거울이라고 하는데-
종종 아이가 정리 해두지 않고
어지르기만 하는 걸 보면- 저것이 평소에 내 모습이겠구나
생각이 들다가도 - 그것만큼은 닮지 않았으면 한다.
아이는 어지르기에 소질이 있고
그래서 자주 잃어버린다.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시간만큼, 장난감을 찾는 시간도
걸린다.
한번 아이의 정리하지 않는 습관을
?고쳐주겠다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 아이의 장난감이 없어졌을 때,
그 장난감 찾을 때 까지 모든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건
금지라고 말하며- 집에 있는 모든 장난감을 치웠다.
아이는 그러지 말라며-
나라 잃은 백성처럼 울었다.
하지만 단호하게 아이에게
"그 장난감을 찾을 때 까진 모든 장난감 금지야.
스스로 찾아."
라고 말했고, 아이는 몇분이나 엉엉 울었다.
결국 그 장난감은 아내와 내가 나서서
함께 찾아 보았지만
찾지 못하였고,
아이에게는 장난감을 제대로 두지 않으면 그렇게 잃어버리게 되는거라며
앞으로는 정리를 잘하겠다는 다짐을 받은채로
장난감 금지령을 철회 하였다.
며칠이 지난 후, 아이와 소파에 앉아서 이야길 하는데
아이가 나에게 말했다
"아빠, 나는 아빠가 나를 안사랑하는거 같았어요."
"언제?"
"음.. 얼마전에 아빠가 장난감을 전부 금지시켰을 때요"
"왜?"
"장난감은 나한테 소중한거자나요"
"하지만 아빠가 왜 금지를 시켰지?"
"내가 정리를 안해서 잃어버려서요."
"장난감은 정리를 해야하는 걸까, 어지르기만 해야하는걸까?"
"정리를 해야하는거요"
"아빠가 그래서 그런거지 재이를 사랑하지 않는건 아니야"
"하지만 나는 같이 찾고 싶었어요"
"가끔은 너 혼자 해야하는 일도 있단다"
아이에게 장난감을 분리시키는게 아니라,
함께 찾아보자는 말을 먼저 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후회가 들기도 하였지만,
그래도 정리하지 않는 모습은 닮지 않길 바랬기에
스스로 어쩔 수 없었던 일이라 위안 삼으며
아이를 꼬옥 껴안아 주며 이야기 했다
"재이야, 세상에서 우리 재이를 가장 사랑하는건 아빠, 엄마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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