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279

이시끼!

by 모래바다

솔이가 우리 나이로 일곱살이 된 지 꽤 지났다.

요즘은 솔이가 사람다운 말을 곧잘 해서 깜짝깜짝 놀라곤 한다. 그리고 종종 말다툼(?)을 하기도 한다.


인간은 이성적인 동물이어서인지 요즘 솔이는 합리화를 잘 한다.

말도 안되는 핑계를 대기도 하고 뻔히 틀린 내용도 자신이 옳다고 우긴다.

잘은 모르지만, 그냥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겪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그냥 모르는 척 하는 편이다.


며칠 전에는 저녁 밥상을 물린 솔에게 그릇 하나를 주방에 갖다 놓으라고 했더니 '아빠가 해!'라고 말하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네가 먹은 거니까 네가 갖다 놔!' 했더니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


마침 일어날 일이 있어 내가 그릇을 들고 주 방으로 갔는데 내 뒤에서 들릴 듯 말 듯 솔이가 중얼거렸다.


'이시끼!'


나는 주방 쪽에서 서서 한참을 킥킥거렸다.

무미건조하고 감정이 섞이지 않은, 하지만 뭔가 상대에게 자신의 기분상태를 표현한 그 단어가 나를 자지러지게 했다.


'이새끼'와 '이시끼'는 많이 달랐다. 들릴 듯 말 듯한 목소리도 그 의도가 귀여웠다. 그 무미건조한 말투도 그것이 욕이 아님을 웅변해주고 있었다.


어쨌든 우리가 없는 자리에서 솔이가 적극적으로 어떤 욕을 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20180614_183301.jpg?type=w2 국수를 먹으며 기분 좋은 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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