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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래바다 Oct 19. 2024

눈썹이 이토록 무겁다니

연지동 일기14

미용실에 갔다.

젊은 사내가 머리를 깎아주고 눈썹까지 손질해 주었다.


눈썹마저 깎아주니 얼굴이 날아갈 듯하다.

눈썹이 이렇게 무거운 거였다니.


평생 커피를 즐기셨던 어머니가 어느 날 말했다.

커피잔이 무거워.

그땐 가벼운 농담으로 여겼는데

이제 나이들어 생각해 보니 그 농담이 아프게 다가온다.


아직 눈썹이 무겁지 않다면 감사할 일이다.

눈썹이 무거워지기 전에 가벼운 얼굴을 즐기시라.


속눈썹까지 붙이는 여인들이여 그 시간을 맘껏 즐기시라.

머지 않아 눈썹마저 무거운 날이 온다오.



어머니, 그때 무거운 커피잔에 공감해주지 못해 미안해.

지금 그곳은 모든 게 좀 가벼운지요.




#눈썹#늙음#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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